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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억'짜리 NPB 역대 최고 용병, 96마일 '허세' 앞세워 사와무라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26 06:11 | 최종수정 2023-03-26 06:24


'344억'짜리 NPB 역대 최고 용병, 96마일 '허세' 앞세워 사와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계약한 트레버 바우어가 24일(한국시각) 입단식에서 하기와라 다쓰히로 운영부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계약한 트레버 바우어는 역대 일본 프로야구(NPB) 용병 투수 가운데 지명도와 실력, 연봉에서 독보적인 케이스로 평가받는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직 투수이기 때문이다. 바우어는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던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60경기 단축시즌이던 그 해 11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1.73, 100탈삼진을 올리며 최고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그해 겨울 FA가 돼 3년 1억2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리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바우어는 이듬해 '그런 사건'이 있기 전까지도 17경기에서 107⅔이닝을 던져 8승5패, 평균자책점 2.59, 137탈삼진을 올리며 사이영상급 실력을 이어갔다.

그런데 사이영상 투수가 NPB에서 뛴 건 바우어가 처음이 아니다. 1956년 초대 사이영상 수상자인 돈 뉴컴이 1962년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뉴컴은 1960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퇴단한 뒤 주니치에 야수로 입단해 바우어와는 성격이 다르다. 뉴컴은 1년간 외야수와 1루수로 주로 출전했고, 투수로는 단 한 경기에 등판했다. 81경기에서 타율 0.262, 12홈런, 43타점을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원래 뉴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격 실력이 뛰어난 투수였다. 1955년에는 7홈런을 쳤고, 통산 0.268의 타율과 15홈런, 109타점을 때렸다.

바우어는 요코하마와 1년 계약을 했다. 외신들은 연봉 300만달러에 인센티브 100만달러의 조건이라고 전한다. NPB에 데뷔하는 외국인 선수 치고는 꽤나 고연봉이다.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라울 알칸타라는 2020년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으로 KBO 최고의 투수로 활약한 뒤 이듬해 2년 400만달러(추정)에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한 바 있다.

그런데 바우어는 다저스와 맺은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인 올해 3200만달러의 연봉이 책정돼 있었다. 그 가운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내린 194경기 출전정지 징계 소화기간을 제외한 2250만달러를 고스란히 받는다. 즉 미국과 일본을 합쳐 최대 2650만달러(약 344억원)를 버는 셈이다. 이런 천문학적 몸값을 찍은 NPB 선수는 없었다.

바우어가 마지막으로 실전 마운드에 오른 건 2021년 6월 29일이니 1년 6개월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는 24일 입단식에서 "4월 중순까지 준비가 완료돼 던질 수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열심히 훈련했다"며 "근력 강화와 피칭 훈련을 많이 했다. 쉰 적이 없다. 발전의 시간이었다. 그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이렇게 파워풀한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배번 96번을 단 이유에 대해서는 "올해 목표는 200개 이상의 삼진을 잡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96마일로 유지하고 싶다. 그래서 96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바우어의 가장 최근 직구 평균 구속은 93.1마일이고, 평균 96마일을 찍은 적은 없다.


그는 또 "무엇보다 우선,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잘 던져야 한다는 뜻이다. 동료들을 돕고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모든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목표도 분명하게 나타냈다.

스스로 밝힌대로 체력과 실력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면, 그는 NPB의 사이영상인 사와무라상 후보로도 손색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그는 입단식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요코하마도 이를 믿고 데려왔는지는 모르지만, 실력을 믿는 건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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