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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변화조차 없더라" 7R 69순위 육성 좌완 루키 데뷔전, 한달 후를 기약한 이승엽 감독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3-26 11:23


"표정 변화조차 없더라" 7R 69순위 육성 좌완 루키 데뷔전, 한달 후…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5일 잠실에서 열렸다. 두산 백승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25/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좌완 불펜 가뭄에 시달리는 두산 베어스. 희망을 발견했다.

대졸 루키 백승우(23)다. 부산고 동아대를 거쳐 2023년 7라운드 6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신인.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공식 경기 첫 선을 보였다. 9회 최지강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13구 만에 삼자범퇴.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김태훈과 김재성 빗맞은 1루 땅볼, 윤정빈을 기습적인 체인지업으로 얼어붙게 했다. 루킹 삼진.

최고 144㎞의 묵직한 패스트볼이 왼손 타자 몸쪽을 파고 들었다.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에 체인지업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모습은 피해가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었다.

이날 모습만 보면 당장 필승조에서 써도 무방할 정도의 구위와 태도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깜짝 놀랐다. 등판을 마치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주목한 것은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 이 감독은 26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예상한 것 보다 좋았다. 공식경기 첫 경기인데 표정 변화 없이, 카운트와 관계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더라"며 "결과를 떠나 자신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육성선수 신분인 백승우는 5월에야 콜업이 가능하다. 이대로라면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승엽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공을 잘 던지는 만큼 앞으로 한달 간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모인다면 좌완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던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표정 변화조차 없더라" 7R 69순위 육성 좌완 루키 데뷔전, 한달 후…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5일 잠실에서 열렸다. 두산 백승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25/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9순위(전체 69순위)에 지명된 백승우는 140km대 중반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한 유망주다. 지명 순위만 보면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어린 선수. 그러나 자신의 첫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투구는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백승우는 9회 최지강에 이어 마운드에 섰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시범경기가 잠실이라는 건 특별했다. 지난 9경기 동안 등판 기회가 없었던 그는 사실상 첫 프로 경기에서 자신의 큰 심장을 마음껏 자랑했다.

백승우의 첫 상대는 김태훈으로 전날까지 타율 0.321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백승우는 과감한 몸쪽 승부 끝에 땅볼 처리하며 첫 타자를 잘 처리했다. 다음 타자였던 대타 김재성 역시 시범경기에서 4할대 타율로 컨디션이 좋았다. 그럼에도 정면 승부를 펼치며 또 한 번 땅볼로 마무리했다.

백승우는 마지막 상대였던 윤정빈을 4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낙차 큰 커브로 카운트를 잡았고 직구와 체인지업을 활용하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날 등판한 두산 투수 중 1이닝 이상 투구하며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건 백승우가 유일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이승엽 두산 감독의 놀란 표정이 중계 화면에 잡혔을 정도. 심재학 해설위원 역시 "이승엽 감독의 표정이 나와 같다"며 백승우를 향해 극찬했다.

신인 투수가 자신의 첫 경기, 그것도 9회에 몸쪽 승부를 펼치며 삼자범퇴로 마무리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묵직한 직구를 적절히 활용한 건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두산은 좌완 불펜에 대한 고민이 깊다. 우완 자원은 분명 부족함이 없으나 좌완이 모자라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물론 백승우는 더 지켜봐야 할 신인 투수. 그러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믿음을 단 한 경기 만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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