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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톱' 찍은 오타니 FA 몸값, 말린스 구단 절반을 살 수 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24 20:50 | 최종수정 2023-03-24 20:55


'랭킹 톱' 찍은 오타니 FA 몸값, 말린스 구단 절반을 살 수 있다
올겨울 오타니의 FA 가치가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 가치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경제전문 매거진 포브스가 24일(한국시각)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현황에서 눈에 띄는 구단이 있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면서도 23%나 가치가 상승한 LA 에인절스다. 에인절스는 27억달러로 평가받아 30개 구단 중 7위다. 작년 22억달러에서 22.7%가 상승했다. 순위도 9위에서 두 계단이나 뛰었다.

상승률은 시애틀 매리너스, 밀워키 브루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이어 5번째다. 하지만 상위 4팀은 모두 납득할 만한 상승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시애틀은 지난해 AL 서부 2위로 2001년 이후 2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데다 입장 관중도 전년 대비 88.1%나 증가했다. 밀워키는 작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NL 중부 2위였고 앞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게 반영됐다.

애틀랜타는 202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최근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펼쳤고, 작년에는 22년 만에 관중 300만명을 돌파했다. AL 동부서 만년 하위권인 볼티모어는 작년에도 지구 4위에 그쳤지만, 83승79패로 승률 5할을 넘기면서 관중도 72.5%나 늘어 회복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작년 73승89패로 AL 서부 3위에 그치며 8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는데 실패했다. 관중이 246만명으로 전년 대비 62.1%, 매출은 3억7100만달러로 12.1% 증가한 게 눈에 띌 뿐이다. 포브스는 구단 가치를 팀 성적과 연고지의 시장성, 야구장 수입, 브랜드 파워로 구분해 산출한다.

결국 에인절스의 구단 가치가 대폭 상승한 것은 오타니 쇼헤이가 2년 연속 역사상 유례없는 투타 활약을 펼친 게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브랜드 파워와 야구장 수입으로 연결되는 대목이다.

오타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야구 선수라는 게 공식 입증됐다. 2021년 만장일치 MVP에 오르며 주목받은 그는 작년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며 2년 연속 투타 겸업을 완성했다. ESPN이 이날 발표한 '2023년 선수 랭킹'서 오타니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지난해 여름 구단 매각 계획을 발표한 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오타니와 3000만달러에 서둘러 재계약했다. 그리고 오프시즌 들어서는 오타니 트레이드 불가 선언을 했다. 오타니를 데리고 있어야 매각 대금을 높여 부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모레노 구단주는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표면적으로는 '야구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최소 5개 업체와 협상을 벌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 대금이 맞지 않았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해당 업체 중 일본계 기업을 포함해 3곳이 역대 구단 매각 최고액인 2020년 뉴욕 메츠의 24억2000만달러 이상을 오퍼했다고 한다. 모레노는 30억달러 수준을 바란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니 보유 가치를 쳐달라는 것이었을 터. 그런데 포브스 구단 가치가 27억달러로 나온 만큼 모레노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모레노는 2003년 5월 월트디즈니로부터 1억8350만달러에 에인절스를 인수했다. 15배 가까이 불어난 가격에 매각할 셈인 것이다.

한편, 구단 가치 1위는 25년째 뉴욕 양키스가 차지했다. 지난해 대비 18%가 상승한 71억달러다. 이어 LA 다저스(48억달러), 보스턴 레드삭스(45억달러), 시카고 컵스(41억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7억달러), 뉴욕 메츠(29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10억달러의 평가를 받았다. 오타니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최소 5억달러 이상의 대우를 받을 전망인데, 마이애미 구단 가치가 선수 한 명의 2배도 안 되는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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