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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일본이 3번째 WBC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9년 2회 대회 이후 1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투-타 조화가 완벽했던 일본의 경기력이었다. 경기 초반은 미국이 주도권을 잡는 듯 했다. 2회초 미국 유격수 터너가 일본 선발 이마나가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때려냈다. 2B1S 상황서 몰려들어온 이마나가의 실투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일본이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멕시코와의 4강전 끝내기 안타를 치며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낸 무라카미가 미국 선발 켈리로부터 동점 솔로 홈런을 쳐냈다. 이 홈런으로 흔들린 켈리는 1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미국은 좌완 사이드암 루프로 투수를 교체했다. 일본 톱타자 눗바가 1타점 땅볼로 경기를 뒤집었다.
3-1 일본이 리드를 가져간 후, 양팀의 치열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선발의 의미가 크지 않은 대회 특성상, 치밀한 불펜 싸움이 전개됐다. 일본은 완벽하게 불펜을 가동했다. 이마나가 2이닝, 도고 2이닝으로 4회를 버틴 일본은 5회부터 다카하시-이토-오타-다르빗슈-오타니를 투입해 1이닝씩을 책임지게 했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7회. 일본 투수 오타가 올라오자마자 대타 맥닐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얼 내줬다. 그리고 1번 베츠의 안타까지 나왔다. 무사 1, 2루 천금의 찬스. 이어지는 타자는 강타자 트라웃과 골드슈미트였다.
하지만 오타는 침착하게 트라웃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철저하게 낮은 제구로 골드슈미트의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일본도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믿었던 다르빗슈가 8회 올라와 상대 슈와버에게 추격의 솔로포를 허용하고 만 것. 스플리터가 한가운데로 몰렸는데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스윙을 하는 슈와버에게 최고의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오타니의 9회 등판.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경기 마무리를 위해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도 마무리지만, 같은 팀 동료인 트라웃과 맞대결을 펼치는 얄궂은 운명을 맞이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모든 걸 이겨냈다. 오타니는 선두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만, 강타자 베츠를 병살로 유도하며 대위기를 넘겼다.
마지막 순간, 트라웃과의 맞대결. 오타니는 트라웃을 잡아내며 환호했다. 오타니의 100마일 강속구에 트라웃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