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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수에게 강속구 만큼 매력적인 무기도 없다.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시선까지 끌어들였다. 그가 21일 오전 8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멕시코와의 준결승에 선발등판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앞에서 '쇼케이스'를 벌인다. 투구 내용 자체보다 구속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말이다.
이와 관련해 ESPN이 'WBC 2023: 일본의 사사키 로키는 위대한 차세대 에이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그의 구속과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을 조명했다.
그러면서 체코전 등판 내용과 구종, 구속을 자세히 전하며 현존 최고의 메이저리그 투수 제이콥 디그롬을 비유 대상으로 거론했다.
파산 기자는 '이상적인 비율의 신체(키 1m93, 몸무게 84㎏)와 기계적으로 완벽한 투구폼(복잡한 딜리버리는 정확한 타이밍을 보장한다)을 가진 사사키는 모든 팀들이 찾는 투수'라며 '아무리 못해도 디그롬급 선발 자원이며, 스플리터는 디그롬의 슬라이더에 해당한다. 또한 슬라이더와 커브도 압도적 레퍼토리가 될 수 있음을 감안하면 곧 다재다능한 무기를 갖춘 오타니의 복제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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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롬은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메이저리그 현존 최고 투수다. 지난해 어깨 부상을 딛고 후반기 복귀해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11경기에서 64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8, 102탈삼진, WHIP 0.746을 마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01.4마일, 평균 98.9마일을 찍었는데, 선발 중에는 신시내티 레즈 헌터 그린 다음으로 빠른 구속이었다.
디그롬은 포심 직구 47.4%, 슬라이더 39.3%, 체인지업 8.2%, 커브 83.4%의 비율로 섞었는데, 사사키의 레퍼토리 가운데 스플리터를 디그롬의 슬라이더로 보면 볼배합이 대략 비슷하다.
사사키의 투구를 수차례 지켜봤다는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그는 그가 원하는 게 뭐든 이룰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가 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극찬했다. 역시 빠른 공과 스플리터의 위력을 말함이다.
사사키가 만 25세를 채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2026년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 이전, 즉 만 25세가 되기 전 메이저리그를 두드리면 국제 아마추어 제한 연령에 걸려 국제 보너스 풀 범위에서 계약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아마추어 선수로 간주돼 원하는 값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오타니가 2017년 12월 LA 에인절스와 계약할 때 그랬다.
그러나 사사키는 "메이저리그는 나의 꿈"이라면서도 "나는 일본에서 던질 것이고, 내가 리그를 옮길 때가 돼야 뭔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출 시점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당장은 WBC 우승에 올인하고, 향후 몇 년 동안에는 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