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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사이드암이 두 명이나? 5R 신인의 예사롭지 않은 배짱투, KIA가 웃는다[광주 토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3-20 14:10 | 최종수정 2023-03-21 09:05


왼손 사이드암이 두 명이나? 5R 신인의 예사롭지 않은 배짱투, KIA가…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 곽도규가 투구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3.19/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 왕국'으로 불리는 KIA 타이거즈.

올 시즌은 '왼손 천국'이 됐다. 토종 원투펀치 양현종(35) 이의리(21) 외에도 이준영(31) 김대유(32) 최지민(20) 김기훈(23) 김유신(24)이 불펜에 포진해 있다. 여기에 '특급 신인' 윤영철(19)까지 가세했다. 좌완 불펜 요원이 언젠가부터 KBO리그에서 귀하신 몸이 됐지만, KIA는 교통정리 고민을 할 정도.

이런 가운데 또 한 명의 신인 좌완 투수가 KIA 벤치를 설레게 하고 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로 입단한 곽도규(19)가 주인공. 공주중-공주고를 거쳐 KIA 유니폼을 입은 곽도규는 지명 당시만 해도 김서현 김민석 윤영철 등 대어급 선수들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곽도규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전격 콜업됐고, 20일까지 3경기에서 10타자를 상대로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의 쾌투를 펼치고 있다.

곽도규는 다소 특이한 투구 폼을 갖고 있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 정도 유형. 팀 선배이자 KBO리그 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에서도 희귀한 좌완 사이드암 유형의 팀 선배 김대유와 닮은 꼴이다. KIA 김종국 감독은 "고교 졸업 직전 투구 폼을 바꿨는데 볼끝 무브먼트가 좋아졌다고 하더라. 김대유보다는 팔 각도가 살짝 높지만 비슷한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곽도규가 KIA 벤치의 시선을 끈 것은 단순히 투구 폼 때문 만은 아니다. 신인 답지 않은 담대함이 최대 강점. 19일 광주 두산전에서 0-0 동점이던 4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양현종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곽도규는 두산의 간판 타자인 허경민 김재환을 각각 땅볼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김 감독은 "갑작스럽게 준비한 감도 없지 않았는데 잘 해줬다"며 "고교 시절부터 팀 에이스급으로 활약했던 투수라 그런지 쉽게 기죽지 않는 스타일이고 멘털도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럼에도 곽도규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박수 받을만 하지만, 길게 보면 여전히 다듬어야 할 곳이 많은 신인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좌완 불펜 요원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곽도규가 생존에 성공한다면 KIA는 올 시즌 김대유-곽도규라는 좌완 사이드암 불펜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된다. 김 감독은 "투수 유형에 구애받지 않고 구위와 컨디션이 좋은 투수 위주로 불펜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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