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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에서 일본 취재진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이정후다.
한국 대표팀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후에도 그 관심은 여전했다. 비록 대표팀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정후는 조별리그 4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 타자들 중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리그 MVP다운 활약이었다. 한 일본 매체에서는 이정후를 두고 "한국의 이치로"라고 표현했다. 그의 타격 재능을 이치로 스즈키에 빗대어 이야기 한 것이다. 정교함 뿐만 아니라 펀치력도 지니고 있다. 타자로서 가져야할 모든 능력치를 고루 갖추고 있는 완성된 타자다.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 마지막 중국전에서 22대2 대승을 거둔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취재진이 이정후를 향해 이런 질문을 했다. "이번 WBC에서 일본에서 플레이를 해봤다. 아버지 이종범도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었는데, 혹시 NPB에 진출할 생각도 있나?" 이정후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질문이다. 이정후의 해외리그 진출 이야기가 나왔을 당시만 해도, 수년전 이야기지만, 미국보다는 일본쪽을 언급하는 이도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기에는 파워가 조금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최근 수년간 홈런 수도 늘리고, 타구의 질도 향상시켰다. 스윙에 무리를 두지 않으면서도 비거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른바 진화다.
하지만 일본 구단들도 충분히 탐낼만 한 선수다. 이정후는 "일단 지금은 한국에서부터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끝나고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미국에 가서 도전해보고 싶은 게 제 바람"이라고 답했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