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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영웅' 나지완, 해설 데뷔전 어땠나 "사투리? 저 서울 사람이에요"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09:22 | 최종수정 2023-03-14 09:51


'한국시리즈 영웅' 나지완, 해설 데뷔전 어땠나 "사투리? 저 서울 사람…
나지완을 상징하는 2009년 한국시리즈의 그 순간. 스포츠조선DB

'한국시리즈 영웅' 나지완, 해설 데뷔전 어땠나 "사투리? 저 서울 사람이에요" [인터뷰]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221개), 15년간 몸담은 원클럽맨, 타이거즈의 캡틴.

나지완(38)을 수식하는 여러가지 호칭 중 가장 영광스러운 말은 역시 '한국시리즈 영웅'이다. KBO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2009년)의 주인공이다.

그 나지완이 2023시즌 야구 해설위원이 됐다. 은퇴 후 해설 욕심을 드러내자 곧바로 러브콜이 왔다.

13일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전은 이승엽 두산 감독의 KBO 공식전 첫 경기였다. 나지완의 해설위원 데뷔전이기도 하다.

선수 시절 달변으로 유명해도 해설은 또 다른 이야기다. 그간 유명세와 평소 입담을 호평받아 해설위원으로 데뷔했던 선수들 중 부정확한 발음이나 억양, 지나친 흥분, 텐션 부족, 재미 없음 등의 다양한 혹평 속 스러져간 사람이 많다. 특히 말할 타이밍을 잡지 못해 급한 마음이나 자신의 지식을 강조하다못해 과시하는 태도 등이 단점으로 꼽히곤 한다.

나지완은 처음부터 다르다. 차분한 말투와 안정된 톤이 돋보였다. 말을 거의 더듬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려는 말과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조곤조곤 설명하는 여유가 인상적이었다.

야구팬들의 호평이 빗발쳤다. 하지만 경기중 마주친 나지완은 관계자들에게 연신 "나 어떠냐, 괜찮냐, 지금 너무 떨린다"고 묻는 등 두근거리는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영웅' 나지완, 해설 데뷔전 어땠나 "사투리? 저 서울 사람…
지난해 성대하게 치러졌던 나지완의 은퇴식. 스포츠조선DB

"이승엽 감독은 홈런타자지만, 선수 시절에도 굉장히 세밀한 야구를 하던 사람", "노진혁이 자기 타이밍이 아닌 공에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역시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 "두산 투수들은 보더라인을 확실히 공략하고, 타자들은 자기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역시 두산은 좋은 팀이다", "프로 선수는 항상 준비돼있어야한다. 언제든 내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선수 시절 내가 그랬다", "외향적인 성격이 야구 잘하는데 도움이 된다" 등 선수 출신다운 시선이 돋보였다.

롯데 김진욱을 향해 "볼은 정말 좋다. 하지만 자꾸 2볼로 시작하면 배팅 카운트를 만들어줄 수밖에 없다", 황성빈에겐 "눈빛을 보면 쫓아가고 싶을 만큼 간절함이 돋보이는 선수"라는 평도 남겼다.

경기 후 나지완은 "팬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긴장 많이 했는데, 권성욱 캐스터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리허설 때부터 KBSN 팀원들도 잘 이끌어주셨다. 기록 같은 건 미리미리 준비했다"면서 "연습 정말 많이 하긴 했는데…2회 정도 지나니까 긴장이 풀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광주에서 오래 지내서 간혹 사투리를 쓰긴 한다"면서도 "저 서울 사람이다. 서울말하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고 웃었다.


'한국시리즈 영웅' 나지완, 해설 데뷔전 어땠나 "사투리? 저 서울 사람…
은퇴식에서 영광의 그 순간을 재현하는 나지완, 그를 지켜보는 팬과 동료들. 스포츠조선DB
친정팀 경기도 맡을 수 있을까. 선수 출신 해설위원은 뜻하지 않은 편파 논란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KIA 팬분들은 제 목소리를 원하실 것 같은데, 아직 회사와 그런 얘길 해보진 않았다. 제 입장에서도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이란 수식어를 일단 떼야하는 시기 아닐까. 선수들과 잘 아는 부분을 해설에 잘 녹여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지완은 "요즘 야구팬층이 부쩍 나이가 많아졌다. 해설위원중에 내가 어린 편이니까, 젊은 층에게 재미있게 야구를 전하고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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