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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사탕을 맞을지언정’ 대표팀 선수들은 왜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졌나? [입국 현장]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20:31


‘엿사탕을 맞을지언정’ 대표팀 선수들은 왜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뿔…
어떤 인사도 없이 뿔뿔이 흩어진 야구 대표팀 선수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축구대표팀이 인천 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입국장에서 일렬로 도열해 해단식을 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을 거뒀지만, 선수단은 대표팀을 응원해 준 축구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비록 그 순간 일부 몰지각한 축구팬들이 던진 호박엿 사탕 때문에 씁쓸한 해단식이 됐지만, 축구대표팀의 귀국 인사는 성적에 따라 '하고 안 하고'가 없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엿사탕을 맞을지언정’ 대표팀 선수들은 왜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뿔…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하위 성적으로 귀국한 축구대표팀에 쏟아진 '엿사탕' 세례. 스포츠조선 DB
하지만 야구 대표팀은 언제부턴가 성적에 따라 '하고 안 하고'가 있다.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야구 대표팀이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뿔뿔이 흩어졌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로 귀국한 야구대표팀도 그랬다. 어떤 공식적인 귀국 인사도 없이 쓸쓸히 사라지는 선수들의 뒷모습이 안타까웠다.

야구 대표팀이 항상 이랬던 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 때는 공항에서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엿사탕을 맞을지언정’ 대표팀 선수들은 왜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뿔…
잘하면 성대한 환영식을 열어주고, 못했다고 변변한 귀국 인사도 없이 선수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드는 야구대표팀의 모습은 나날이 발전하는 축구대표팀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3회 연속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 한국 야구의 초라한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한국 야구대표팀은 마무리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야구 대표팀은 일본에서 열린 WBC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2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 4승을 거둔 일본과 3승1패의 호주에 이은 B조 3위. 한국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진출 티켓 확보에 실패하며 2013, 2017년에 이어 3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야구대표팀의 연이은 실패. 걱정스럽다. 한 번 떠나간 팬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가뜩이나 경고등이 켜진 야구 인기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대표팀의 부진이 안타까울 뿐이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수들은 곧장 각자의 팀으로 복귀한다. 떠난 팬심을 그들은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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