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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래 펼칠 배짱도 없었다. 하지만 또 한국 대표팀의 신경을 건드리는 '전범의 상징' 욱일기가 등장하고 말았다. 한일전마다 지겨운 논란. 막을 방법은 없을까.
경기 전부터 우려됐던 사안이었다. 한일전, 그것도 맞붙을 때 마다 양 국가의 자존심 대결로 번지는 야구 한일전이 도쿄돔에서 열리는 날. 마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특별 시구를 한다는 소식도 뉴스를 통해 보도가 된 상황이었다. 욱일기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는데, 여지없이 경기장 한 켠에 나타나고 말았다. KBO가 개막 전부터 WBC 조직위와 일본 라운드 조직위 측에 "욱일기 응원을 제지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특별한 제재는 없었다. 관중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해야 하는데, 현재 도쿄돔은 X-레이를 통해 입장시 관중들의 소지품 검사는 하지만 깃발까지 잡아낼 수는 없다. 총이나 실탄, 칼 등 안전에 해가 될 수 있을만 한 것들을 거르는 용도다. 축구 월드컵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응원과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프로들이 참가하는 WBC에는 관련 조항 자체가 없다.
이번에도 KBO 쪽에서 항의 의사를 전달하자 WBC 조직위가 곧장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맞다. 다음에 열릴 대회에서도 미리 예방책이 필요하다. 스포츠 정신으로 싸우는 진정한 승부의 장에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불쾌한 해프닝이었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