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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트라웃, 둘을 한 샷에 담다니 "美대표팀 코치 내가 지원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11 17:30 | 최종수정 2023-03-11 17:53


그리피-트라웃, 둘을 한 샷에 담다니 "美대표팀 코치 내가 지원했다"
WBC 미국 대표팀 타격코치 켄 그리피 주니어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파파고파크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서 마이크 트라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드림 라인업'으로 불리는 미국 대표팀 타선의 '정신적 지주'는 켄 그리피 주니어 타격코치다.

미국이 이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꾸리기 시작할 즈음인 지난해 8월 그리피 코치는 토니 레긴스 단장에게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레긴스 단장은 "내가 코칭스태프를 구성하려고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리피 주니어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표팀 코치진에 누가 결정됐냐?'고 묻길래 이름을 알려줬더니 '남은 자리가 있느냐?'고 하더라. 자기가 들어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내가 진짜냐고 물었다"며 "그리피가 타격코치라면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타격 파트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그리피 코치를 반긴 것은 레긴스 단장 만이 아니다. 미국 대표팀 주장이자 현존 최고의 메이저리거인 마이크 트라웃도 거들었다. 그는 "모든 어린 선수들이 뒷마당이나 야구장에서 스윙할 때 그리피를 따라하고 싶어한다. 그가 코치를 맡는다니 대단히 멋진 일"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시애틀에서 경기할 때 그를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그와 함께 하면서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피는 후배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는 선배 메이저리거로 알려져 있다. 트라웃도 어린 시절 그리피의 플레이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다.

그리피 코치는 선수로 2006년 초대 WBC에 출전한 바 있다.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3홈런, 10타점을 때리며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떨쳤다. 당시 미국은 2라운드에서 한국에 3대7로 패하는 등 1승2패에 그쳐 준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의 나이 37살 때였다.

그리피는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22년 동안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유일한 국제대회였던 WBC에서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음 속에는 늘 우승 갈망이 있었다.

지난 여름 WBC 대표팀서 코치진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리긴스 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630홈런, 2781안타를 쳤다. 4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1997년에는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 13번의 올스타와 중견수 골드글러브를 10년 연속 받기도 했다. 스테로이드 시대에 깨끗한 자기 관리로 최고의 슈퍼스타로 군림한 그는 폭넓은 팬층을 거느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역사상 스윙이 가장 아름다운 좌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격 첫 해인 2016년 득표율 99.32%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가 명예의 전당 예약자인 트라웃을 이번 대회에서 가르치는 것이다. 트라웃은 그리피 코치가 은퇴한 이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세 차례 MVP에 선정됐다. 2019년 3월에는 12년 4억265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몸값 기록을 갖고 있다.

둘이 미국 대표팀 멤버로 한 공간에서 3주를 보낸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미국은 12일 오전 11시 체이스필드에서 영국과 C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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