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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아버지의 12번째 기일…164km 괴물, 日 에이스 계보 잇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3-11 21:06


아버지의 12번째 기일…164km 괴물, 日 에이스 계보 잇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일본과 체코의 경기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일본 선발투수 사사키 로키가 1회 던진 투구속도가 전광판에 나타나고 있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11/

아버지의 12번째 기일…164km 괴물, 日 에이스 계보 잇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일본과 체코의 경기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일본 선발투수 사사키 로키가 역투하고 있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11/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가 '사무라이 재팬'의 에이스 계보를 잇는 투구를 펼쳤다.

사사키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B조 조별리그 체코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⅔이닝 2안타 8탈삼진 2사4구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사사키는 현재 NPB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최고 구속이 160km을 훌쩍 넘는다. WBC 대표팀 소집 이후 연습경기에서 최고 165km를 기록하기도 했다. 165km는 오타니 쇼헤이가 NPB에서 뛰던 시절 세운 최고 구속 기록이다. 사사키 역시 오타니의 기록에 다가선 것이다.

사사키는 이날 1회에 최고 구속 164km를 마크했다. 꾸준히 160km이 넘는 직구를 던지면서 체코 타자들을 가로 막았다. 1회에는 실책이 겹치면서 선제 실점을 했지만, 이후 4회 2아웃 한계 투구수에 도달할 때까지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1회초 2아웃을 잘 잡고, 3번 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2사 주자 2루에서 마틴 체르벤카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해냈지만 유격수 송구 에러가 나오면서 2루 주자가 그사이 득점을 올렸다. 일본의 선취점 허용. 0-1. 하지만 첫 실점에도 당황하지 않고 사사키는 다음 타자 마테이 멘식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진 2회초.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낸 사사키는 2사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를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3회에도 1아웃 이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면서 흔들렸지만 삼진과 뜬공으로 후속 타자들을 돌려세워 추가 실점 없이 3회까지 지켜냈다.

체코 선발 투수의 호투에 가로 막힌 일본 타선은 2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3회말 물꼬가 터지면서 3-1 역전에 성공했다. 4회초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1사에 윌리엄 에스칼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지만, 삼진으로 2아웃을 잡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한계 투구수 65개를 넘긴 사사키는 이닝을 끝내지는 못하고 물러났다. 두번째 투수 우다가와 유키가 야쿱 하이마르를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날 사사키의 투구는 일본팬들에게 다른 의미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사키는 12년전 동일본 대지진때 아버지와 조부모를 잃은 사연으로 유명하다. 수 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동일본 대지진 12주년을 맞이해, 이날 일본 전역에서 추모하는 장면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방송되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어머니와 동생이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사사키는 일본 대표팀 에이스 투수의 계보를 잇는 대관식을 자신의 첫 WBC 무대에서 펼쳤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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