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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참사'를 기억한다. 이번 대표팀 분위기 정말 다르다[도쿄 현장]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3-08 13:18 | 최종수정 2023-03-08 15:40


모두 '참사'를 기억한다. 이번 대표팀 분위기 정말 다르다[도쿄 현장]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훈련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현종 김현수 나성범이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8/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첫 경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해봤는데, 가장 긴장되네요." "마이애미는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WBC 야구 대표팀 베테랑 3인방이 대회 개막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8일 도쿄돔 공식 훈련을 마치고 열린 기자 회견에서 선수단 주장 김현수와 투수조장 양현종, 주전 외야수 나성범이 참석해 국제 대회를 앞둔 소감과 결연한 목표를 공개했다. 대표팀은 9일 낮 12시에 도쿄돔에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주장 김현수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준비는 잘했지만, 준비대로 안되는 게 야구다. 준비한대로 안되더라도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면서 "호주 전력 분석을 했을 때는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았다. 좌완 투수도 많아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세 사람 모두 호주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대회 끝날 때까지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가장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나성범 역시 "무조건 이기는데만 포커스를 맞췄다. 왼손 투수가 많기 때문에 준비한대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보탰다.

김현수, 나성범, 이정후, 강백호 등 대표팀 핵심 타자들 가운데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한국전을 겨냥해 좌투수를 추가로 데려온 호주의 전략 구상을 꿰뚫는 게 최우선 목표다. 호주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투수들도 마찬가지. 양현종은 "호주 대표팀에는 힘있는 타자들도 있고, 정교한 타자들도 많더라"고 이야기 했다. 전체적으로 체격 조건이 좋은데 스몰볼 부터 빅볼까지 다양한 야구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전력 분석을 통해 맞춤 겨냥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의 목표는 최소 준결승 진출이다. 1라운드에서 조 2위 안에 들고, 8강전을 승리하면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결승과 준결승은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직 마이애미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수는 "목표는 맞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생각 못했다. 첫 경기와 먼저 있는 경기들을 잘 풀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고, 양현종 역시 "미국에 가는 게 모두의 목표지만, 미국 가서 뭘 하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한명도 없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 경기고, 그리고 나서는 그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을 비롯해, 최근 몇 년 간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단순히 최종 성적 보다도, 경기력 자체가 팬들을 실망스럽게 만들었었다. 그래서 이번 대표팀의 각오는 더욱 결연하다.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긴장을 절대 풀지 않고 있다. 방심은 곧 금물이라는 것을 지난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 대회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그때, 왜 그렇게 절망스러웠는지를. 그래서 더더욱 이번 대표팀은 신중, 또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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