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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도 게레도 없는데, 괴력의 '무릎 홈런' 오타니 WBC 홈런왕 어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07 07:14 | 최종수정 2023-03-07 07:16


저지도 게레도 없는데, 괴력의 '무릎 홈런' 오타니 WBC 홈런왕 어때?
MLB.com이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6일 한신과의 평가전에서 3회 무릎을 끓으면서 날린 스리런 홈런 장면을 메인 페이지에서 집중 조명했다. 사진=MLB.com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최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하지만, 162경기로 치러진 최근 2년 동안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거포 둘은 불참한다. 한 명은 부상 때문이고, 다른 한 명은 부상 방지 때문이다.

우선 도미니카공화국 거포로 주목받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이튿날 WBC 출전을 포기했다.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토론토 구단은 "게레로가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WBC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에 참가하지 않는다. MRI에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가벼운 염증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레로는 2021년 48개의 홈런을 때려 캔자스시티 로열스 살바도르 페레즈와 양 리그 통틀어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해 62홈런을 터뜨려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61년 만에 경신한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이번 WBC에 일찌감치 불참하기로 했다. 그 이유를 설명한 것은 지난달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후인 22일이었다.

저지는 "9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뉴욕이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9년 3억6000만달러에 계약한 첫 시즌인데, 다른 데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또 양키스 캡틴까지 맡아 동료들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빠졌다고 WBC에 세계적인 홈런 타자가 없다고 생각하면 건 오산이다. 일본 대표팀의 오타니 쇼헤이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지난 6일 WBC 공식 평가전에서 보란 듯 연타석 아치를 그려냈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3회와 5회 잇달아 스리런홈런을 작렬했다. 특히 1-0으로 앞선 3회 2사 1,2루에서는 한신 사이키 히로토의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무릎을 꿇으면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겨 만원 관중의 탄성과 환호를 자아냈다.

이 장면을 MLB.com이 메인 페이지에서 영상과 기사로 조명할 정도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MLB.com은 '오타니가 마침내 일본 대표팀의 핀스트라이프 저지를 입고 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일을 선사했다'며 '한신 투수 사이키를 상대로 무릎을 꿇으면서 공을 가운데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텍사스 레인저스 애드리언 벨트레가 201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무릎을 꿇고 홈런을 치는 영상을 오타니의 홈런 장면과 나란히 첨부했다.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가장 많은 홈런을 날린 시즌은 2016년으로 22개를 터뜨렸다.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2018년에도 22홈런을 쳤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첫 풀타임 시즌인 2021년 그는 46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해 게레로와 페레즈에 이어 전체 홈런 3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도 34홈런을 날려 리그 4위에 랭크됐다.

베네수엘라 대표팀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페레즈의 경우 지난해 23홈런을 치는데 그쳐 예년 수준으로 돌아와 홈런왕 후보로 보기 어렵다.

NPB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도 이번 대회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몰아치기의 달인이며, 도쿄돔서 열리는 만큼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등에 업는다. 다만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투수를 직접 상대한 적이 없어 8강전 이후엔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시선을 미국 쪽으로 돌리면 지난해 46개를 친 내셔널리그 홈런왕 카일 슈와버와 나란히 40홈런을 터뜨린 마이크 트라웃과 피트 알론소도 홈런왕 후보로 손색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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