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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각) FOX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 이유에 대해 "국가를 대표해 WBC에 참가하는 것은 영예다. 그러나 9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뉴욕이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 또 캡틴이 돼 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 통계 매체들이 예상한 저지의 올시즌 홈런은 40개대(代)다. 팬그래프스 예측시스템 ZiPS는 46개, 스티머(Steamer)는 44개, 베이스볼HQ와 로토와이어는 각 48개, The BAT는 47개, THE BAT X는 41개, ATC는 43개를 제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는 이런 전문 매체가 아닌 일반적인 야구팬도 40개 이상을 어렵지 않게 예상 수치로 내놓을 것이다. 예상은 어디까지 예상일 뿐, 정확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 구름과 기단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날씨 예보와 다르고, 시장의 예측 가능한 행위를 수치화하는 증권사의 주가 예측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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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지는 신인왕에 오른 2017년 155경기에서 52홈런을 때리며 5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2018~2020년까지 손목, 옆구리, 장딴지 등 잦은 부상으로 결장률이 높았다. 2018년에는 112경기에서 27홈런, 2019년에는 102경기에서 27홈런, 2000년에는 28경기에서 9홈런을 쳤다. 이 때문에 최근 '추이'를 보고 저지의 홈런을 예상하는 건 더욱 어렵다.
저지는 2021년 4년 만에 규정타석을 채우며 148경기에 나가 39홈런을 터뜨렸고, 지난해 마침내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세우게 된다. 저지가 아프지만 않다면 홈런왕으로 롱런할 자질을 갖췄다는 게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한 시즌 50홈런 이상을 때린 타자는 연인원으로 역대 46명이다. 그 가운데 93%인 43명이 50홈런을 때린 다음 시즌에 홈런수가 감소했다. 얼마나 감소했을지 평균을 내보니 14개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은 늘었는데, 스테로이드의 힘을 빌린 마크 맥과이어(1996년 52개→1997년 58개)와 새미 소사(2000년 50개→2001년 64개), 그리고 원조 홈런왕 베이스 루스(1920년 54개→1921년 59개)다.
즉 지난해 62개에서 14개를 뺀 48개가 역사적 데이터에 따른 올시즌 저지의 예상 홈런수다.
좀더 정밀한 방법을 사용하면 예상 수치는 더 작아진다. 55개 이상 때린 선수와 그 이하를 기록한 선수를 구분했다. 55홈런 이상을 날린 선수는 평균적으로 이듬해 18개가 감소한 반면 55개 이하를 친 선수는 평균 감소폭이 11개로 나타났다. 작년 저지는 55개 이상을 쳤으니 18개 감소를 적용하면 44홈런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디 애슬레틱은 덧붙여 '55개 이상을 친 선수 중 약물에 의존했던 1998년 맥과이어와 소사를 뺀 나머지 케이스들의 경우 그 감소폭이 더 커진다. 그 폭이 20~25개 정도는 된다'고 했다. 즉 저지의 홈런이 작년보다 20~25개가 줄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40개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디 애슬레틱은 '40~49개를 칠 확률이 50%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 50개 이상을 칠 확률은 20% 이상, 40개 미만은 30% 이상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면서 '모든 걸 평균을 내면 40개대에서 결정된다고 보면 틀리지 않지만, 역사적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그 폭이 너무 크다'며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