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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영광과 영예, 자존심과 자부심 그리고 부담과 두려움. 모든 것을 등에 업고 WBC 야구 대표팀이 결전의 땅으로 떠난다.
승부의 세계에서, 그것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대회는 없지만, 이번 WBC는 그만큼 더 특별하다. 지난 몇 년간 야구 대표팀은 국제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물론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경기도 있었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린 대회에서 부진한 몇 번의 사례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노메달'에 그치면서 '수모'와 '굴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야구 대표팀이다.
KBO리그는 국제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최전성기를 누렸었다. 이번 WBC 결과가 국내 야구 부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누구보다 대표팀이 잘 알고 있다. 축구의 경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타 선수들을 앞세워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16강에 진출했다. 먼저 개막한 K-리그는 월드컵 특수를 흥행 성적으로 톡톡히 누리고 있다. 축구 선수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급증했다. 야구 대표팀이 단순한 대회 승패보다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베테랑 선수들은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을 자신들의 탓으로 돌리며 자책과 반성을 했다. 야구계 선배인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이번 WBC마저도 박수를 받지 못하면 야구계 전체가 돌이킬 수 없어진다는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다.
미국 주요 매체에서는 한국이 이번 WBC에서 7~8위 정도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8강 진입을 못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우승 후보는 세계적인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린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이 꼽힌다. 이강철호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한국 대표팀이 '방심'으로 전력이 약한 팀들에게 고전했듯, 예측은 대부분 틀리기 마련이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 싸움이다. 단합된 분위기는 늘 이변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대표팀은 알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