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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버스 여행' 피로 잊은 국대 에이스…2년전 아픔 떠올렸다 [고척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3-03 21:13 | 최종수정 2023-03-03 21:51


'8시간 버스 여행' 피로 잊은 국대 에이스…2년전 아픔 떠올렸다 [고척…
WBC 한국 대표팀과 SSG 랜더스 퓨처스의 연습 경기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03/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비행기 사고도 국대 잠수함의 쾌투를 막지 못했다.

고영표(KT 위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호주전 선발이 가장 유력한 투수다. 실전 6일전 선발 등판. 4이닝 37개의 투구수. 사령탑의 두터운 신뢰. 여러가지 지표가 그를 오는 9일 호주전 선발로 가리키고 있다.

WBC 대표팀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10대2로 승리했다.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다. 짧은 기간에 경기가 집중되는 국제대회의 특성상 투수들의 체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최종 30인 엔트리 선발 때부터 호주전을 정조준했다. 한일전의 중요도가 크긴 하지만, 호주만 잡으면 8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호주전에 사령탑이 가장 믿는 선발투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8시간 버스 여행' 피로 잊은 국대 에이스…2년전 아픔 떠올렸다 [고척…
3월 1일 인천공항 제 2터미널을 통해 WBC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입국했다.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대표팀 이정후, 고영표.
마침 현재 컨디션도 절정이다. 고영표는 이날 대표팀 선발로 등판, 안타 하나 없이 1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3회 첫 볼넷을 내준 뒤 세트포지션을 취하면서 폭투가 나오는 등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대표팀 투수들 중 첫손 꼽히는 안정감을 새삼 증명한 경기였다.

고영표는 항공기 기체 결함으로 인해 애리조나 투산에서 LA까지 무려 8시간의 버스 여행을 해야했다. 이후 공항 체류를 거쳐 뒤늦게 한국에 입국했다.

하지만 이날 그런 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투구수 관리까지 완벽했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버스 타는 건 힘들었지만, 들어오고나니 컨디션도 투구 밸런스도 괜찮다. MLB 공인구는 매듭이나 실밥이 더 두꺼워서 브레이킹볼을 던지기엔 더 유리하다. 변화구가 더 많이 꺾인다. 시차 적응이 힘들긴 하지만, 큰 여파는 없다"고 답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이제 실전이니까 준비 잘해달라"고 말했다고.


'8시간 버스 여행' 피로 잊은 국대 에이스…2년전 아픔 떠올렸다 [고척…
WBC 한국 대표팀 훈련이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에드먼, 김하성, 이정후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02/
"너무 과한 목표를 잡으면 부담이 되고 긴장이 된다. 오늘처럼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체인지업이나 제구 같은 내 장점을 잘 살려보겠다. 한 타자 한 타자 잘 막겠다."

비바람과 눈이 몰아쳤던 애리조나보다 서울의 돔구장이 훈련하기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2021년 도쿄올림픽 이야기가 나오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영표는 "그땐 투구 밸런스에 좀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엔 폼이 잘 올라온 것 같다. 보다 견고한 피칭을 하고 싶다. 그때보다 잘 던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고영표는 김하성-토미 현수 에드먼의 'ML 키스톤 콤비'에 대해 "등 뒤에 빅리그 콤비가 있다. 든든하다. 마음 놓고 던져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KBO리그에서 2번째로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다. 많이 유도할 테니, 피곤하더라도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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