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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비행기 사고도 국대 잠수함의 쾌투를 막지 못했다.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다. 짧은 기간에 경기가 집중되는 국제대회의 특성상 투수들의 체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최종 30인 엔트리 선발 때부터 호주전을 정조준했다. 한일전의 중요도가 크긴 하지만, 호주만 잡으면 8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호주전에 사령탑이 가장 믿는 선발투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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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는 항공기 기체 결함으로 인해 애리조나 투산에서 LA까지 무려 8시간의 버스 여행을 해야했다. 이후 공항 체류를 거쳐 뒤늦게 한국에 입국했다.
하지만 이날 그런 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투구수 관리까지 완벽했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버스 타는 건 힘들었지만, 들어오고나니 컨디션도 투구 밸런스도 괜찮다. MLB 공인구는 매듭이나 실밥이 더 두꺼워서 브레이킹볼을 던지기엔 더 유리하다. 변화구가 더 많이 꺾인다. 시차 적응이 힘들긴 하지만, 큰 여파는 없다"고 답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이제 실전이니까 준비 잘해달라"고 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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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과 눈이 몰아쳤던 애리조나보다 서울의 돔구장이 훈련하기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2021년 도쿄올림픽 이야기가 나오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영표는 "그땐 투구 밸런스에 좀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엔 폼이 잘 올라온 것 같다. 보다 견고한 피칭을 하고 싶다. 그때보다 잘 던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고영표는 김하성-토미 현수 에드먼의 'ML 키스톤 콤비'에 대해 "등 뒤에 빅리그 콤비가 있다. 든든하다. 마음 놓고 던져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KBO리그에서 2번째로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다. 많이 유도할 테니, 피곤하더라도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