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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를 모두 경험한 에릭 테임즈(37)가 파란만장한 14년의 선수 생활을 공식 마감했다.
2021년 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해 다시 한 번 아시아 무대를 두드렸던 그는 데뷔전에서 다리 부상을 입으면서 선수 생활의 종지부를 암시했다.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재입성을 노렸지만, 결국 기량 쇠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은퇴를 선택하게 됐다.
테임즈는 KBO리그가 배출한 성공적인 역수출의 대표적 사례다. 2008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테임즈는 2011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누리지 못하고 태평양을 건넜다.
밀워키와의 계약 첫 시즌인 2017년 타율 0.247, 31홈런, 63타점, OPS 0.877을 기록했으니, 빅리거로서도 성공가도에 들어선 셈. 2018년 엄지 인대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2019년 타율 0.247, 25홈런을 때리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2020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41경기를 끝으로 메이저리그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테임즈의 야구 인생을 몇 줄로 요약하기란 무리지만, 한국에서는 역대 최고의 타자였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는 3시즌 동안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15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 1위가 바로 테임즈다. 2000타석 이상으로 좁히면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0.342로 1위지만, 테임즈가 한국에서 한 시즌 더 뛰었다면 순위가 바뀌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144경기 체제에서 이룬 40-40은 영원히 나오기 힘든 값진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상대적으로 짧다면 짧은 3년간 뚜렷한 족적을 남긴 탁월한 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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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6시즌 통산 240홈런에 3차례 홈런왕에 오르며 더욱 빛을 발했다.
호세도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외인 타자였다. 1999년 플레이오프 방망이 투척 사건, 2001년 배영수 얼굴 가격 사건 등 거친 이미지를 남기긴 했지만, 타석에서는 모든 투수가 두려워했다. 호세가 KBO리그에 남긴 대표적인 기록은 2001년 작성한 한 시즌 최고 출루율(0.503)이다. 호세는 그해 타율 0.335(367타수 123안타), 127볼넷, 36홈런, 102타점을 올렸는데, 안타보다 볼넷이 더 많았던 시즌이다.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그렇게까지 꺼린 타자는 없었다.
호세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3기간에 걸쳐 4시즌을 뛰었다. 타격 천재의 '풍운아적' 기질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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