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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점차 앞선 9회초, 사직 외야가 렉스-황성빈-안권수로 꾸려진다. 내야는 이학주-노진혁-안치홍-한동희(고승민)가 맡는다.
처음에는 한동희와 한태양이 3루 쪽에서 김동한 코치의 무한 펑고를 받았고, 고승민과 김주현은 1루 포구 훈련을 했다. 10㎏ 넘게 살이 빠진 한동희는 유격수인 한태양 못지 않게 날렵한 몸놀림과 캐칭을 선보였다.
훈련 도중 김주현과 한동희의 위치가 바뀌었다. 문 코치는 짧게 원바운드로, 길게 머리 위로, 옆으로 벗어나는 위치에 쉴새없이 공을 던졌다. 백핸드와 포핸드도 오갔다. 스텝이나 글러브질에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문 코치의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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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코치는 "투수 믿지 말고 내가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들어가라. 타자가 '번트 대지 말고 차라리 칠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강하게 압박하라"고 설명했다. 한동희와 고승민은 코치의 콜에 따라 주자 1루, 1-2루 상황에 맞게 수비 위치를 잡고, 홈으로 대시했다.
고승민은 1루와 우익수, 한동희는 1루와 3루 멀티를 준비한다. 이렇게 되면 경기 후반 황성빈-안권수를 동시에 투입해 외야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한동희-고승민을 함께 기용할 수 있다. 베테랑 역시 마찬가지다. 전준우가 좌익수와 1루, 안치홍이 2루와 1루를 훈련중이다. 유사시 한동희를 1루로 돌리고 3루와 유격수를 노진혁-이학주(박승욱)으로 꾸려 내야 수비를 강화할 수도 있다.
2루수 출신인 고승민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1루수는 보기보다 역할이 다양한 포지션이다. 타구와 야수들의 송구를 포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포수 뒤쪽부터 외야 먼 곳까지 커버하고 중계하는 역할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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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반쯤 1차 연습을 마친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나 추신수(SSG 랜더스)를 보면 몸이 점점 커진다. 30대 초반 와 지금 몸이 완전히 다르다. 회복이 늦어지고 근육의 힘이 떨어지니까 더 키워서 만회하는 거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더해야하는 이유"라며 이들에게 한층 더 치열한 훈련을 요구했다.
이어 선수들의 아우성을 뒤로 한 채 "훈련 일정이 선수들의 몸에 점점 익어가는 것 같다. 운동량을 좀 늘려야하는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