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좌익수 '희생의 아이콘'…KBO 최초 2루수-유격수 GG 수상자로 서기까지[SC초점]

이승준 기자

기사입력 2022-12-14 04:12 | 최종수정 2022-12-14 13:46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키움 김혜성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삼성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09/

[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2루수와 유격수를 정복한 선수가 됐다.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은 2022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줬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그는 KBO리그 최초로 2루수-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가 됐다.

정상급 내야수로 우뚝 선 김혜성은 한 때 외야수로 출전한 독특한 경험이 있다. 2020시즌 키움은 테일러 모터(33·키움)의 대체 선수로 내야수 에디슨 러셀(28·키움)을 영입하면서 김혜성을 외야수로 기용했다.

당시 키움의 내야는 김혜성을 비롯해 서건창(33·LG 트윈스)과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러셀이 있어 포화 상태였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김혜성을 좌익수로 출전시켰다.

유격수와 2루수로 출전하던 김혜성은 2020년 7월 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데뷔 처음으로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재환(34·두산)의 안타성 타구를 낚아채는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좌익수로서 첫 호수비까지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부족한 외야 경험은 포스트시즌 패배의 원인이 됐다. 2020년 11월 2일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키움이 3-2로 앞선 연장 13회말 선두타자 이형종(33·키움)의 타구를 김혜성이 무리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놓쳤다. 단타로 막을 수 있었던 타구가 2루타로 이어져 무사 2루 위기 상황에 놓였다. 투수들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신민재(26·LG)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무릎을 꿇었다.

2020시즌 김혜성은 2루수(441⅔이닝), 유격수(322이닝), 좌익수(291⅔이닝), 3루수(58이닝), 우익수(1이닝) 등 다양한 위치에서 수비했다. 내외야를 오가는 가운데 142경기서 타율 2할8푼5리(499타수 142안타) 7홈런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4로 준수했다.

희생의 아이콘이던 2020년 시절을 거쳐 김혜성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유격수와 2루수로 정착해 2년 연속 황금 장갑을 얻은 수상자로 성장했다.


2020시즌 키움 김혜성의 좌익수 시절.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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