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척척-인천도 잰걸음, 부산은 아직…신구장 사업, 어디까지 왔나[SC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23:22 | 최종수정 2022-12-14 11:22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해 야구계의 이슈 중 하나는 '신구장'이었다.

신구장은 노후 구장을 사용하는 팀, 연고지에 매년 빠지지 않는 이야깃 거리. 선거철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공약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구장 관련 이슈, 사건, 선거 때마다 급격히 끓었다가 식기를 반복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실질적인 움직임이 곳곳에서 드러났다는 점에서 관심이 컸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대전이다.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가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서자 KBO 총재 차원에서 한화 이글스 연고 이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백지화 주장이 쑥 들어가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신구장 부지인 한밭종합운동장 시설 철거 작업이 완료되면서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오는 2025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이어진다.

인천은 연고팀인 SSG 랜더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8월 말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오는 2027년까지 청라돔(가칭) 추진을 약속한 상태. 지난해 SSG 창단 후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구장을 시찰하기도 했던 정 부회장은 올해도 미국에서 시간을 쪼개 구장 시찰에 나섰다. 기본 설계가 확정되면 공사 진척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전, 인천과 함께 신구장 사업이 거론됐던 부산은 여전히 준비 단계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21일 '사직야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을 발표했다. 기존 구장을 허물고 새 야구장을 짓겠다는 구상. 시 예산과 경제성 문제 등을 고려, 돔구장이 아닌 개방형 구장 건립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난 4월 부산시가 용역비 3억원을 편성해 재건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 용역에 착수했다. 7월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사직구장 재건축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직구장 재건축 비용은 2000억원대로 추산됐다. 롯데 구단이 재건축 비용의 20%인 600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신축구장 네이밍 권리를 25년간 갖고, 부산시가 1300억원, 국비 1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산시는 연내에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을 마치고 2025년부터 공사에 착수,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 기간 중 홈팀 롯데 자이언츠는 인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사직구장 재건축 용역은 지난 2017년 말에도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진행된 바 있으나, 이후 흐지부지된 바 있다. 성추문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시장도 후보 시절 '부산의 4번 타자'를 자처하며 북항에 야구장을 짓겠다고 공약했으나, 당선 뒤 행보는 '공수표'였다.

이번에는 부산시 박 시장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 연고팀 롯데도 구단주인 신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다만 용역 결과가 나온 뒤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 시공사-설계 입찰, 사업 발주 등 각종 절차 속도, 그 사이 이뤄질 선거 등을 고려할 때 사직구장 재건축은 결국 실제 삽을 뜨는 순간 비로소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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