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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위기의 팀. 변화가 필요하다는 팬들의 목소리. '구단주'가 직접 나섰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을 9위로 마쳤다. 1982년 OB 베어스를 시작으로 창단 이후 최저 성적이었다. 동시에 82패는 창단 최다패다.
지난 8년 간 조용했던 구단주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첫 단추부터 파격적으로 채워졌다. 새 감독은 이승엽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라이온킹'이라는 별명이 달린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감독은 누구보다 삼성 라이온즈의 색깔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야구를 두루 경험했고, 해설위원을 하면서 폭넓은 지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두산은 김 감독과 결별 이후 적극적으로 이 감독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10월 박 구단주와 이 감독은 우연히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박 구단주는 이 감독이 가지고 있는 야구관 등에 매력을 느꼈다. 박 구단주는 외부 FA 영입 등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박 구단주의 힘을 업은 실무진은 빠르게 계약을 완료했다. 역대 초보 사령탑 최고 대우인 3년 총액 18억원의 계약이 성사됐다.
이 감독은 취임을 하면서 '포수 보강'을 이야기했다.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약속을 한 박 구단주는 또 한 번 움직였다. 국내 최고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가 시장에 나왔다.
팬들의 목소리도 한몫 했다. 2018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다가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복귀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 구단주는 이 감독과 양의지가 식사하는 자리에 직접 찾아갔다.
양의지를 향해서 원소속팀 NC를 제외, 총 3개 구단이 150억원을 제시했다. 두산에는 다른 팀이 가지고 있지 않은 '친정 프리미엄' 있었다. 두산은 역대 최고 금액인 152억원을 약속했다. 공식 발표 하루 전. 박 구단주는 SNS에 자신과 이승엽 감독, 양의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단순히 구단주의 의지로만 될 것은 아니다. 직접 협상을 주도하는 실무진의 능력도 제 몫을 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김태룡 단장 지휘 아래 운영팀 직원의 전방위적 협상 능력이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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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이었던 2014년에도 두산은 '구단주 힘'에 빠르게 팀을 재정비됐다. 2014년 가을야구에 탈락한 두산은 발 빠르게 장원준 영입했다.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면서 선발 재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협상보다는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4년 총액 84억원을 안기면서 장원준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했다.
구단주의 시간을 보낸 두산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5년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고, 2016년에는 통합우승도 달성했다. 2021년까지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하면서 KBO리그 역사상 7년 연속 한국시리즈 팀으로 이름을 남겼다.
8년 만에 구단주가 직접 움직였다.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변화의 바람도 불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