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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가 이번에는 정말 말을 아끼고 싶어요."
마침 전날 미디어데이에서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키움 이정후는 "젊은 패기"를 강조했고, SSG 한유섬은 "짬(경험)"을 앞세웠다. 김강민은 '패기'과 '경험'의 차이를 묻자 "아마 끝나보면 알게 될거다. 굳이 제 입으로 이야기를 해야하나"라며 여유를 보였다. 우승만 4차례 해본 베테랑의 자신감만큼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김강민은 "그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젊음은 참 부럽다. 제 나이에서는 그렇다"며 웃었다.
"후배들 중에 누군가가 '크레이지 가이'가 됐으면 좋겠다"던 김강민은 자신이 바로 그 '크레이지 가이'였다. 수렁에 빠진 팀을 홈런으로 구했다. 9회초 마무리를 위해 나온 노경은이 대타 전병우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무너진 그때. 9회말 자신의 후계자 최지훈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기적과도 같은 홈런이었다. 김강민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SSG는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할 위기였다. 하지만 김강민의 홈런이 마법처럼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아쉽게도 SSG는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6대7로 졌다. 하지만 김강민의 홈런은 SSG 선수들에게 대단한 메시지를 줬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것. 또 우승을 경험해본 팀 답게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 그리고 김강민이 왜 아직 SSG에 필요한 존재인지도.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