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감독 시대 개막' 이승엽 감독과 라이벌 구도? 박진만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6:40 | 최종수정 2022-10-27 05:22


SK와 삼성 선수 시절인 2012년 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삼성 이승엽이 SK 1루수 박진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2.05.25/ 스포츠조선DB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박진만 감독이 '친구' 두산 이승엽 감독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박진만 감독은 26일 오후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승엽 감독과의 라이벌 구도에 대한 질문에 "팬들 관심도 많아졌고, 요즘 야구가 침체돼 있는데 젊은 감독들이 라이벌 구도를 만들면 관심도 높아지고, 야구장에도 많이 찾아와 주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계기 삼아 야구 붐을 국제대회 나갔을 때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하는 것이 저희 의무이지 않을까 싶다"고 의무로 해석했다.

실제 두 스타 감독은 선수 시절 단골로 국제대회 대표팀으로 출전하며 함께 뛰던 사이. 야구 붐을 일으켰던 사상 초유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들이기도 하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과의 트레이드에도 긍정적이었다.

'포수가 부족하다'는 이승엽 감독의 말을 전하자 박진만 감독은 "두산과도 얼마든지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우리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서로 좋은 선수들을 얘기하면 어느 팀이든 열려 있다. 두산을 꼬집어 얘기하기 보다 어느 팀에도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겨우내 전력보강 계획을 묻는 질문에 "FA선수는 지켜봐야겠지만 포지션과 여러가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고 살짝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중요한 포인트는 다른 팀 보다 포수 뎁스가 두텁다는 사실"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여러가지 트레이드나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 외인 선수 3명 재계약이 우선순위고, FA보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두번째 포인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포수를 활용해 불펜투수를 영입하겠다는 의미. 그 상대 팀 중 하나는 두산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22일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한국-일본 준결승전 8회말 1사 1루에서 4번 이승엽이 역전 우중월 2점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08.08.22 v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대만 입국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최종예선을 위해 22일 오후 대만 타이페이에 도착한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이승엽이 출국장 앞에서 박진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DB
그라운드 안에서는 선의의 경쟁자로, 그라운드 밖에서는 상생을 위한 협력자로의 건강한 관계 설정을 암시했다.


1976년 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두 사령탑은 같은 시기에 각각 프로야구 사령탑에 취임했다. 확정 발표 전까지는 친정 삼성라이온즈를 매개로 미묘하게 얽혀 있었다.

박진만 감독이 가장 유력한 16대 삼성 감독으로 언급되고 있던 시점. 이승엽 감독이 김태형 감독이 물러난 두산 새 사령탑으로 언론에 부각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삼성 팬들은 지난 8월부터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라이온즈를 재건한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별개로 팀 역사상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플레이어가 다른 팀에서 지도자를 시작한다는 사실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감독 선임을 기다리던 박진만 감독의 입장이 살짝 난처해졌다.

결국 언론의 관측대로 두산이 빠르게 이승엽 신임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박진만 감독의 선임발표는 조금 늦춰질 수 밖에 없었다.

박진만 감독은 "발표를 기다리면서 사실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지는 않았다"며 "NC 강인권 감독과 두산 이승엽 감독이 너무 빨리 발표되면서 조금 말들이 많아졌다. 사실 저희 프로세스가 정상인데…"라며 웃었다.

사적으로 친구 사이인 스타플레이어 출신 두 감독. 내년 시즌 여러가지 이야기 꽃을 피울 전망이다. 어쩌면 겨우내 트레이드 시장을 통해서도 화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삼성 16대 박진만 감독 취임식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2022년 10월 26일.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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