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가 유리하다고 못한다...아니, 키움이 유리할 수도 있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2:41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PO 2차전. 7대6으로 승리한 키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0.25/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렇게 되면 키움이 더 유리해지는 거 아냐?"

한 야구인의 얘기였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지켜보고 난 후의 전망이었다.

LG와 키움이 탐색전을 마쳤다. 5전3선승제의 첫 2연전. 결과는 1승1패로 마무리 됐다.

1차전이 끝날 때만 해도 "LG가 셧아웃 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0%. 여기에 1차전 LG의 경기 준비, 기세가 너무 좋았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 왔으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2차전을 우여곡절 끝에 키움이 가져가자 "이거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게 단기전의 묘미다. 플레이 하나,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훅 바뀐다. LG가 무조건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을 이제 하기 힘들어졌다.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2연전이 1승1패로 마무리 되면 또 가장 중요해지는 게 3차전이다. 3차전을 가져가는 팀이 매우 유리해진다.

키움으로서 불리할 게 없다. 홈 고척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선발 매치업에서 키움의 우위다. 3차전은 LG 김윤식, 키움 안우진이다. 안우진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학폭' 논란은 제쳐두고, 현 시점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 구위를 가진 투수다. 긴장되는 큰 경기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이기도 하다. 이미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가을의 긴장'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김윤식은 물음표다. 이번 시즌 선발투수로 급성장하며 훌륭한 활약을 펼쳐준 건 맞다. 그런데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없다. 2020, 2021 시즌 준플레이오프 각 1경기씩 출전에 그쳤다. 경기 초반 흔들리면, 경기 전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기에, 밑에서 올라오는 팀이 무조건 불리하지 않은 게 포스트시즌이다. 투수력을 쓰고와 시리즈 초반에는 상대 1, 2선발과 하위 선발이 맞붙어 불리하다. 그런데 이 지옥길에서 생존만 하면, 오히려 훨씬 유리해진다. 상대는 3, 4선발인데 여기는 1, 2선발이 나올 차례이기 때문이다.

좋은 예가 2018년 한국시리즈다. 당시 모두가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의 우위를 예상했다. SK 와이번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과 5차전 혈전을 치르고, 거의 방전 상태로 올라왔다. 한국시리즈까지 온 것만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때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은 믿었던 조쉬 린드블럼이 무너졌다. 사실 '반 포기' 상태던 SK는 1차전을 잡자 '이거 잡을 수 있겠다'며 의기투합했다. 1승1패던 3차전에서 SK는 외국인 에이스 켈리가 나왔고, 두산은 이용찬으로 맞붙었는데 이 경기를 SK가 잡으며 시리즈 승기를 가져왔다.

과연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는 어떻게 흘러갈까. 2차전 키움의 승리로 지켜보는 팬들은 흥미가 더해지게 됐다. 또 하나, 위에서 기다리는 SSG 랜더스는 쾌재를 부르게 됐다.

남은 변수는 체력이다. 시리즈 후반 키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버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야수들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 괜찮아 보이는데, 준플레이오프부터 많이 던지고 있는 불펜이 핵심 변수다. 안그래도 불안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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