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플라이에 깜짝 2루 리터치. KS 향한 진심 100%인 팀이 집중했을 때 생기는 일[PO]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0-24 21:32 | 최종수정 2022-10-25 07:22


2022 KBO 플레이오프 1차전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4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홍창기가 3회말 1사 2루에서 김현수 적시타때 홈을 향해 쇄도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24/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홍창기의 생각지도 못한 2루 리터치. LG 트윈스가 얼마나 플레이오프에 대한 준비를 했고, 얼마나 집중력을 보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LG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6대3의 완승을 거뒀다. 키움의 수비 미스가 연이어 터지면서 LG가 쉽게 경기를 잡은 측면이 있지만 여기엔 LG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3회말 홍창기의 플레이가 모두를 깜짝 놀래켰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홍창기는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키움 2루수 김혜성이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간발의 차로 세이프.

2번 박해민의 좌익수 파울 플라이 때 홍창기의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였다. 박해민이 친 타구는 좌측 파울 선상 쪽으로 떨어졌고, 키움 좌익수 김준완이 안전하게 캐치했다. 1아웃.

그런데 이때 홍창기가 1루에 붙어 있다가 2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좌측의 깊은 타구가 아니었기에 보통은 리터치를 생각하지도 않는데 홍창기는 2루로 뛰었다. 가끔 1루 주자가 상대 수비가 뛰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부리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뛰는 척을 하다가 2루로 공이 오면 1루로 돌아가는 페이크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해민의 타구는 그런 페이크를 하기에 거리가 짧아 보였다.

그런데 이때 김준완이 공을 빼내려다가 떨어뜨리고 말았고, 이를 본 홍창기는 멈추지 않고 2루로 뛰어 세이프. 1사 1루가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가 됐고, 곧바로 3번 김현수의 우전안타가 터져 2-0이 만들어졌다. LG로선 기분 좋은 추가득점이었고, 키움에겐 매우 찜찜한 실점이 됐다. 이후 키움의 실책이 또 나오면서 LG는 4-0으로 앞서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홍창기는 경기후 "타구가 조금 깊게 가는 것 같았고, 수비수의 포구 자세에 따라 뛰려고 준비를 했었다"면서 "일단 뛰고 수비수가 제대로 2루로 던지면 다시 돌아오려고 했는데 마침 공이 떨어져서 갈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홍창기는 이어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가 집중력이 좋았다. PO 준비하면서 지고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공에 집중하자고 했고, 모든 선수들이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은 틈도 놓치지 않겠다는 LG의 집중력이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허슬 플레이로 나타났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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