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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선수한테 쉬는 게 어딨겠습니까."
1990년생, 올해 만 32세인 하재훈은 참가 선수 가운데 최고참이다. 1993년생인 한화 이글스 김재영, 장진혁이 하재훈 다음 고참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하재훈이 호주에 가게 된 처음 계기는 구단의 제안이었다. 하재훈은 "구단에서 '한번 가볼래?'라고 하시길래 가겠다고 했다"고 했다. 정규시즌 우승팀인 SSG는 현재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소속팀의 모든 일정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하재훈은 벌써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하재훈은 "제가 스스로 가겠다고 했다. 타석에 많이 들어가지 못했다. 감각을 찾으려면 타석에 많이 서봐야 하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호주에 가면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서 가기로 했다"면서 "올 시즌에 감각이 빨리 돌아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너무 오래 쉬었더라"고 말했다. 얼굴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시즌이 끝나고 쉬는 기간이 많이 줄어들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야구 선수가 쉬는 기간이 어디있겠느냐"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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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윈터리그 참가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KBO리그까지.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하재훈은 미국에서 뛰던 당시 도미니카윈터리그를 여러 차례 경험했었다.
"9년 전이 마지막이었지만, 윈터리그에 여러번 갔다. 중남미 선수들이 뛰는 윈터리그는 '하이 레벨 트리플A'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관중들도 무조건 꽉 차고, 열기가 대단하다. 치안이 안좋다보니까 슈퍼도 보디가드와 함께 가야 할 정도였다"고 웃으면서 "윈터리그는 선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윈터리그에 와서 더 망치고 가는 사람도 있고, 성장해서 가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질롱 코리아 선수들이 11월 5일 호주로 이동하지만, 하재훈과 또다른 SSG 소속 참가 선수 조형우는 10일에 출국한다. SS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물론 윈터리그는 다음 과정이고, 하재훈이 원하는 '시즌 엔딩'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우승의 기쁨을 동료들과 함께 한 후, 내년을 향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고 싶다. "우승, 하고 가야죠."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