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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통산 탈삼진 부문 현역 1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다. 정규시즌 통산 3163이닝 동안 319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3193개), 캔자스시티 로열스 잭 그레인키(2882개)가 2,3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2807개로 4위에 올라 있다.
그러자 커쇼가 하루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서 5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 통산 213개로 하루 만에 벌랜더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커쇼의 올해 가을야구 여정은 끝났다.
벌랜더는 오는 20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 선발로 등판한다. 5개를 보태면 커쇼와 타이를 이룬다. 조기 강판만 아니라면 1차전에서 커쇼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ALCS가 6차전 이상 진행되거나, 휴스턴이 ALCS를 통과해 월드시리즈에 오를 경우 탈삼진 숫자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커쇼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얘기다.
월드시리즈를 향해 진격 중인 벌랜더와 가을야구를 쓸쓸히 마감한 커쇼의 대조적인 처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커쇼는 다저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선서 패해 탈락이 확정된 지난 16일 펫코파크 원정 라커룸을 가장 늦게 빠져나갔다고 한다. 어쩌면 마지막일 지 모를 포스트시즌이 허탈하게 끝났기 때문이다. 커쇼는 5차전에 선발이든 구원이든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커쇼는 2011년, 2013년, 2014년에 걸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세 번 수상했다. 이제는 최고의 자리를 벌랜더에 내줄 상황이 됐다. 벌랜더는 올 정규시즌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을 마크하며 2011년과 201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예약했다. 커쇼와 똑같은 세 번의 사이영상 위너가 된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벌랜더가 2017년, 커쇼가 2020년 경험했다. 이번에 휴스턴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면 벌랜더의 우승 반지는 2개가 된다.
향후 거취에서도 두 선수의 명암은 엇갈릴 전망이다. 벌랜더가 대박을 기다리는 반면 커쇼는 은퇴 기로에 서있다. 벌랜더는 내년 2500만달러의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년 동안 평균 40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확보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커쇼는 은퇴 여부를 고민하는 중이다.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LA 타임스 등 현지 인터뷰에서 그는 "가정으로 돌아가 빈둥거리며 아빠 역할을 하게 되면 생각도 바뀔테지만, 지금 당장은 내년에도 뛸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했다면 커쇼의 운명도 다르게 점쳐졌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