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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승리는 했지만, 과정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마무리투수 김재웅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65경기에서 13세이브 27홀드로 제 역할을 했지만,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채워줄 투수가 고민거리로 남았다.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최대한 긴 이닝을 채워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안우진이 6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지면서 7회에도 올라올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손가락 물집으로 7회부터는 불펜진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7회 처음으로 꺼낸 카드는 김태훈.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를 했던 김태훈은 지난 9월초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100%의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라이브피칭까지 소화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부상 이탈 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점을 지켜낸 만큼, 키움으로서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좋은 감은 있었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KT의 핵타선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장성우에게도 안타를 맞으면서 결국 마운드를 더이상 지키지 못했다.
분위기가 KT로 향하자 키움은 최원태를 올렸다. 최원태 역시 키움이 포스트시즌을 맞아 꺼낸 승부수. 선발 요원이었던 최원태를 넣으면서 불펜 강화를 꾀했다. 홍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최원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태도 버티지 못했다.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준태를 삼진 처리했지만, 심우준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김민혁과 배정대 범타 처리하면서 동점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8회도 쉽지는 않았다. 8회초 시작과 함께 양 현을 올렸다. 양 현은 황재균을 땅볼로 잡았다. 이후 알포드의 볼넷과 박병호의 안타로 1,2루 위기에 몰렸다. 장성우를 뜬공 처리하면서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결국 강백호게 동점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키움은 8회말 송성문의 적시타와 김준완의 희생플라이, 임지열의 홈런으로 8-4로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9회초는 계획대로였다. 김재웅이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면서 경기를 끝냈다.
키움은 1차전 승리를 담으면서 69.2%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13번 중 9번. 어쨌든 이기면 되는 단기전. 그러나 키움으로서는 과정을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할 것이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