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기 마지막인 것처럼…" KT '유일무이' 믿을맨, 시리즈 승패가 그에게 달렸다 [SC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17 10:54 | 최종수정 2022-10-17 11:31


KT 김민수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0.16/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불펜이닝 1위. 홀드 2위.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1.90. 하위권에서 흔들리던 KT 위즈를 가을야구까지 밀어올렸다.

지친 걸까. 1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한 김민수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민수는 KT가 3-4, 1점차로 뒤진 7회말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엄상백이 5⅔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뒤를 이은 주 권은 6회 위기를 버텨냈지만, 7회 1사 후 이정후에게 3루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믿을맨' 김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민수는 김혜성 푸이그를 범타 처리하며 7회를 마쳤다. KT는 8회초 강백호의 동점타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8회말 두번째 위기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잇따라 내줬고, '가을사나이' 송성문에게 우중간 결승타를 얻어맞았다. KT는 한박자 빠르게 마무리 김재윤까지 투입했지만, 김재윤은 쐐기포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경기전 만난 김민수는 "난 지금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선후배들이 자신을 믿어주는 지금이 너무 좋아 힘든지도 잘 모르겠다는 것.

위기의 순간 사령탑이 내미는 최고의 카드로 자리잡았다. 김민수는 "불펜 투수의 목표는 필승조고, 필승조의 목표는 지금 내 위치가 아닐까"라며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 계속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민수는 앞서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도 1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홀드를 따냈다. 특히 1점 앞선 7회초 2사 1,2루에서 KIA 간판타자 나성범을 삼진 처리한 슬라이더가 압권이었다. 김민수는 "직구가 조금 흔들렸는데 운좋게 하이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러면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장)성우 형이 제스처를 크게 해줘서 제구가 더 잘됐다"며 멋적어했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가뜩이나 정규시즌의 부담이 컸고, 그 피로도가 회복되기도 전에 포스트시즌에 돌입했다.

김민수는 "최대한 편안하게, 부담갖지 않고 임하려고 한다. 목표는 한국시리즈지만, 매일매일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면서 "과거엔 선발투수로도 뛰었지만, 이젠 불펜투수에 맞는 루틴이 정립됐다. 내년 내후년, 지금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1차전은 마음 같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3전제로 축소됐던 지난 2년과 다르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모두 5전 3선승제다.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길 자체로도 먼 여정이다. KT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려면, 김민수의 존재감이 필수적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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