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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다시 못볼 '이대호 오픈런'…텐트, 돗자리까지 등장한 사직구장 [부산스케치]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08 13:19 | 최종수정 2022-10-08 13:19


사직구장 앞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두번 다시 못볼 구경거리가 있다. 은퇴하는 선수의 출근길이다.

8일 부산 사직구장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였다.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를 보기 위한 팬들의 발걸음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오후 5시 시작되는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부산 야구팬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2001년 데뷔 이래 22년, 해외진출을 제외하면 롯데에 17시즌을 오롯이 바친 원클럽맨. 조선의 4번 타자, 부산의 심장, 거인의 자존심, 자이언츠의 영원한 10번…그와의 작별을 준비하는 팬심이 여간 뜨거울리 없다. 이대호 자신도 "은퇴식 날은 조금 보기 그래도 많이 울 것 같다"고 회상할 정도,

이대호의 마지막 출근을 보기 위해 팬들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돗자리는 물론 텐트까지 등장했다. 혹시라도 모를 '은퇴식 출근길 사인'을 받을 수 있다면 평생의 자랑거리다.

이날 이대호 관련 행사는 '출근길'만이 아니다. 사직구장 앞 즉석사진기에는 이대호와의 특별한 사진을 찍는 옵션이 생겼다. 이대호의 은퇴식을 기념하길 원하는 팬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광장에 마련된 이대호의 포토존에도 여지없이 팬들이 북적거렸다.

롯데 원년팬이라는 김정규씨(67)는 "난 최동원, 염종석의 전성기도 다 봤다. 롯데에 우승을 안겨준 선수들이다. 그래도 롯데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이대호다. 이렇게 오랫동안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5살난 딸과 함께 현장을 찾은 정민식씨(40)는 "이대호 신인 시절에 롯데 야구에 입문했다. 나이도 같고, 이대호와 함께 성장한 야구팬"이라며 웃었다.


사직구장 앞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 김영록 기자

롯데 선수들은 부산의 아이돌이기도 하다. 한동희의 팬이라는 여대생 박정은씨(21)는 "올해 이대호가 준 감동이 정말 컸다. 한동희도 선배처럼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이승엽 이후 KBO 역사상 2번째 공식 은퇴투어의 주인공이다. 이대호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사전에 추첨된 어린이 팬 250명과 일반 팬 250명을 대상으로 직접 사인 모자를 전달한다. 이날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는 이대호를 추억할 메시지 타올이 배포되며, 애국가는 이대호의 모교 수영초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맡는다.

부산시는 이날 이대호를 부산시 대표 홍보대사로 위촉할 예정. 향후 2년간 홍보대사 활동을 하게 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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