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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2일 선발이 김영준으로 발표되자 대부분이 LG가 이제 사실상 1위 싸움 대신 포스트시즌 준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졌다.
1640일만에 1군에 올라온 김영준에 대한 기대감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안그래도 최근 득점력이 떨어진 LG에서 4,5번을 치던 채은성과 오지환이 빠지면서 더 약화된 타선에 대한 걱정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김영준은 씩씩하게 던졌다. 위기도 잘 넘기면서 또 한명의 선발 유망주가 팬들의 가슴에 남게 됐다.
메이닝 주자를 내보냈는데 한명도 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마치 김영준의 실력을 시험하듯 매이닝 다양한 방식으로 주자들이 출루했고, 위기가 만들어졌다.
1회초 1사후 2번 서호철에게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으나 3번 손아섭을 2루수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한 김영준은 2회초엔 선두 4번 박건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3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3회초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의 첫 위기에 몰린 김영준은 4번 박건우를 122㎞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초에도 1사후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1,2루가 됐지만 8번 정진기를 투수앞 땅볼, 9번 박대온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초에도 선두 박민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이후 서호철 손아섭 박건우를 범타로 무실점으로 끝냈다.
6회초에도 등판한 김영준은 2사후 7번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더니 도루에 폭투로 3루까지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뿌렸다. 풀카운트에서 자신의 마지막 87번째 공으로 체인지업을 선택했고, 정진기의 방망이가 헛돌아 이닝 종료. 김영준은 포효했고, 환호를 보내는 1루측 홈 관중에게 모자를 벗어 깍듯하게 인사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구가 좋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역시 원하는 곳에 꽂히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NC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0-0이던 7회초 송승기로 교체.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피칭을 했고, LG 코칭스태프가 대체 선발로 올린 이유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