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홈런왕 굳혔다, 삼진왕-타율 0.214면 어때? 1128억값 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9-26 10:08 | 최종수정 2022-09-26 10:14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가 26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3회말 홈런을 터뜨린 뒤 1루로 달려나가며 손을 들고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가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굳히는 분위기다.

슈와버는 26일(한국시각)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대포 2방을 터뜨리며 시즌 42홈런을 마크했다. 이 부문 리그 2위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39홈런)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필라델피아가 10경기, 메츠가 9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슈와버가 데뷔 첫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드오프로 출전한 슈와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선발 찰리 모튼의 81마일 한복판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로 연결했다. 이어 3-3 동점이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홈런을 터뜨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슈와버는 모튼의 3구째 94마일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연타석으로 대포를 가동한 슈와버는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슈와버가 멀티홈런을 기록한 것은 올시즌 6번째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연장 11회 7대8로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슈와버의 타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멀티히트를 쳤음에도 여전히 타율은 0.214로 내셔널리그 최하위권이다. 규정타석을 넘긴 내셔널리그 타자 64명 중 59위다. 반면 삼진은 192개를 당해 양 리그를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생애 첫 홈런왕과 함께 생애 첫 200삼진을 넘기며 삼진왕에도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모 아니면 도'의 타격을 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지금은 LA 다저스 소속인 조이 갈로는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합계 38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0.199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38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 1할대 타율을 기록한 것은 갈로가 유일하다. 갈로는 2017년 41홈런에 타율 0.209, 2018년에는 40홈런에 타율 0.206을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10여년 전 애덤 던도 갈로와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2014년을 끝으로 은퇴한 던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인 2012년 41홈런을 날리고도 타율은 0.204에 그쳤다. 역대 40홈런 이상 타자 중 최저 타율 기록이다. 그해 삼진은 222개나 당해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에서 하나가 부족했다. 타율은 '멘도사 라인'을 헤매지만, 홈런을 40개 안팎을 때리니 마냥 고개를 갸우뚱할 수는 없다.

역대 최저 타율 홈런왕은 1982년 뉴욕 메츠 데이브 킹맨이다. 그는 그해 149경기에서 37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 홈런 1위에 올랐지만, 타율은 0.204에 머물렀다.

슈와버는 지난 겨울 4년 7900만달러(약 1128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이지만, 홈런 42개에 타점은 87개, 득점 93개, OPS 0.807로 준수한 편이다. 몸값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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