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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마이애미 말린스 샌디 알칸타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선발투수의 어깨를 관리하기 위해 불펜의 운용폭을 높인 현대 야구에서 보기 드문의 괴력의 '이닝 이터'다. 알칸타라는 앞으로 남은 두 차례 등판서 7이닝씩 추가하면 234⅔이닝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투수 230이닝 시즌은 2016년 데이빗 프라이스가 가장 최근 사례다. 2014년에 4명의 투수가 234⅔이닝 이상을 투구했는데, 이후 8년 만에 알칸타라가 최다 투구이닝 투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알칸타라는 주요 3개 부문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리그 공동 8위인 다승과 5위인 탈삼진은 불가능하지만, 평균자책점은 LA 다저스 훌리오 유리아스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탈삼진은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가 231개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번스는 이날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6⅓이닝 동안 4안타 2실점하며 8개를 추가했다. 2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카를로스 로돈으로 번스보다 4개가 적다. 두 투수 모두 2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탈삼진 타이틀은 번스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유리아스와 알칸타라의 2파전이다. 유리한 쪽은 0.07이 좋은 유리아스다. 유리아스가 남은 두 차례 등판서 6이닝 2자책점 이하 경기를 연속 펼친다면 2.30 이하를 유지할 수 있다. 알칸타라가 유리아스를 따라잡으려면 14이닝 투구를 기준으로 합계 3자책점 이하로 막아야 한다. 유리아스가 한 경기라도 망치지 않는다면 알칸타라의 역전은 어렵다.
그래도 알칸타라의 사이영상 수상엔 별 지장이 없을 듯하다. 주요 3개 부문 타이틀 없이 사이영상을 수상한 건 200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CC 사비시아가 마지막이다. 그해 사바시아는 19승7패, 평균자책점 3.21, 209탈삼진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로 선정됐다.
3개 부문 어느 타이틀도 가져가지 못했지만, 투구이닝(241)이 압도적이었다. 사바시아는 평균자책점 1위인 LA 에인절스 존 래키(3.01)와 19승으로 승수는 같고, 그보다 17이닝을 더 던져 사이영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