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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건희는 "나이도 많아 힘드실텐데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지영은 "키움에 뽑혀서 그런 거 아니냐"라며 "아마 오면 힘들 거다. 아직 한참 남았는데 나이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웃었다.
비록 농담이 섞였지만, 이지영은 KBO리그는 대표하는 포수 중 한 명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투수와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올해 키움의 3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2019년 시즌을 마치고는 FA 자격을 얻어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그야말로 '육성선수 성공기'를 쓴 셈.
후배를 향한 조언에 대한 나오자 이지영은 "뽑힌 선수보다는 안 뽑힌 선수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운을 뗐다. 1165명 중 지명된 110명이 아닌 팀을 찾지 못한 1055명에게 시선을 돌린 것.
지금은 한 팀의 주전포수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됐지만, 이지영 역시 미지명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제물포고-경성대를 졸업한 이지영은 2008년 육성선수로 프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지영은 "나도 지명을 받지 못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라며 "지명을 받지 못하고 일주일 정도 쉬었다. '지금까지 뭐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막상 쉬다보면 야구 밖에 할 게 없더라. 당장은 힘들지라도 며칠 쉬고 마음 추스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자칫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에서 도전 의지를 꺾지 않길 바란 것. 이지영은 "'내가 왜 야구를 했나' 이런 생각도 많이 하는데, 그것 또한 이겨내면 좋은 기회가 오더라. 그 기회를 이 드래프로 인해 놓치지 않고 더 열심히 했으면 한다. 신고 선수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이 드래프트가 전부가 아니다. 다른 기회로 더 좋은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