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아버지가 MVP탔던 그 나이에 아들도 MVP에 도전한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9-14 12:35 | 최종수정 2022-09-14 14:29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BO 40주년 기념 레전드에 선정된 이종범이 아들 이정후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 최고 레전드 출신의 아버지를 뒀지만 어느새 아버지의 후광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리그를 평정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다. 아버지처럼 2017년 키움에 1차지명으로 입단해 KBO리그 사상 첫 부자 1차 지명이라는 진귀한 기록을 세운 이정후는 그해 전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할2푼4리, 179안타 2홈런 47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아버지가 타지 못했던 신인왕에 올랐다.

그리고 꾸준히 좋은 타격을 선보인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3할6푼으로 타격왕에 올라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리고 6년차가 된 2022년엔 첫 다관왕과 함께 MVP에도 다가서고 있다.

이정후는 13일 현재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1리, 166안타, 21홈런, 9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다안타 1위, 장타율 1위(0.567)에 타점까지 총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은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0.342),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0.341)과 다투고 있지만 1리의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다.

올시즌 MVP 구도는 KT 위즈의 박병호가 끌고가고 있었다.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로 홈런-타점 1위를 달리면서 이변이 없는 한 박병호에게 MVP가 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최근 한달 넘게 홈런을 치지 못하면서 정체기를 겪었고, 그사이 타점부문에서 경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10일 키움과의 경기서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달렸다가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박병호는 33개의 홈런으로 2위인 피렐라(24개)와 여전히 9개를 앞서고 있어 홈런왕 등극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타점은 5위로 내려온 상태. 홈런왕만으론 MVP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고, 피렐라와 이정후가 다관왕에 도전하며 MVP 경쟁에 새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이정후와 피렐라는 타율, 타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무려 5개를 놓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피렐라가 타율은 1리차, 출루율도 1리차로 이정후에 앞선 1위에 올라 있고, 이정후는 타점은 3개 차이, 안타는 2개차이, 장타율은 8리차로 1위를 달린다.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이 1994년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스포츠조선DB

이정후가 MVP에 오른다면 또하나의 역사가 탄생한다. 아버지 이종범에 이어 KBO리그 최초의 부자 MVP가 되는 것.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MVP가 될 수 있다. 이종범은 대졸 2년차 때인 1994년,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득점), 출루율(0.452), 도루(84개) 등 5관왕에 오르며 MVP를 차지했다. 이때가 24세였다.

고졸 6년차인 이정후도 올해 24세다. MVP가 된다면 레전드인 아버지의 길을 같이 걷는 천재 타자로 또한번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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