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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켜쥐고 있던 모래가 힘이 풀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 같다. 손에 잡힐듯 눈앞에 있던 승리가 안개처럼 사라진다.
그런데 한가지 기록이 눈에 들어온다. 7월 이후 17경기 중 무려 16경기가 3점차 안에서 승패가 갈렸다. 유난히 팽팽했던 박빙의 승부가 많았다. 16경기에서 2승(14패)을 건졌다. 참담한 성적이긴 해도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가 줄었다.
27일 포항 삼성전에서 10대11 역전패. 0-2로 뒤지다가 2회 3-2로 뒤집었다. 리드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선발이 무너지고 불펜이 흔들려 3-6, 3-9로 밀렸다. 그러다가 7회초 3점을 따라가고, 8회초 4점을 추가해 10-9 역전에 성공했다.
7월들어 1점차로 승패가 갈린 7경기에서 1승(6패·승률 1할4푼3리). 1점차로 패한 6경기가 모두 역전패였다.
허무한 승부가 속출했으나, 긍정의 시그널도 감지된다. 교체로 영입한 두 외국인 투수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후반기에 4번 타자 노시환이 가세해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다.
후반기 5경기에서 2승3패. 팀 타율 3할4리,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이전보다 전력이 탄탄해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여전히 공수주에서 세세한 플레이가 아쉬울 때가 많다.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든다.
2년째 리빌딩을 진행중인 한화는 앞으로 가고 있는 걸까.
포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