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웃을래요" 긴장+무표정 포수에게 이런 면모가…변화 비결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6-07 18:55 | 최종수정 2022-06-08 10:55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KT 김준태.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1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T 위즈 포수 김준태(28)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좀처럼 웃음기를 찾을 수 없는 선수였다.

다부진 체격과 우직한 표정으로 묵묵히 포수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지키는 날의 연속이었다. 프로 데뷔 후 매년 이어졌던 경쟁 속에 긴장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올 시즌 김준태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 때마다 파안대소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배터리코치와 몸을 풀 때도 묵묵히 공만 받던 예년 모습과 달리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훈련을 마친 뒤엔 동료들과 대화도 나누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매년 경쟁에 치이며 긴장의 나날의 보내던 롯데 자이언츠 시절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모습들이다.

이에 대해 김준태는 "스스로 많이 웃으려 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뭔가 좋지 않으면 너무 깊게 생각하는 면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었다"며 "올 시즌엔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최대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웃으면서 그라운드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의 신뢰가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김준태는 "지난해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롯데 시절보다 기회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장)성우형이 힘들 때 잘 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이강철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시고, 성우형도 시간날 때마다 우리 팀 투수들의 특성과 리드 방법, 수비 요령 등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배들은 잘 챙겨주고, 후배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KT에 온 뒤 야구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커졌다. 생각도 많이 바뀌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런 미소는 팀의 2번 포수라는 책임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눈치. 좋은 팀 분위기를 지키면서 보다 신뢰 받는 포수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큰 김준태다.

최근 타격페이스가 주춤한 김준태는 "잘 맞을 땐 자신감 있게 돌리자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최근 좋지 않은 면이 있었다"며 "수비는 당연히 잘 해야 하고, 타석에서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위치에서 수치적인 시즌 목표를 갖는 건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다. 그저 끝까지 다치지 않고 팀이 역할을 맡길 때 좋은 활약을 펼치는 포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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