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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어제 기세를 이어서 한 번 해보라고, 하하."
두산 베어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깜짝 스타'를 탄생시켰다. 경기 중간 일찌감치 주전 포수 박세혁을 뺀 가운데, 백업 포수 박유연이 6회 사구로 인해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엔트리에 남은 포수가 없었다. 경기는 해야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된 유망주 김민혁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8일 SSG전을 앞두고 "김민혁이 생갭다 잘했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이어 "사실 야수 중에서는 포수 출신인 김재환이 제일 잘한다. 그렇다고 팀 중심타자를 포수로 쓸 수는 없었다. 권민석도 고려했는데, 김민혁이 어렸을 때 경험이 있다고 해 결정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민혁은 포수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안타를 2개나 쳤다. 그 공을 인정받은 것인지, 18일 SSG전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격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김 감독은 "왼손 선발(오원석)을 상대로 어떻게 하는지도 보고, 어제 기세를 이어서 한 번 해보라고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스윙은 아니다. 타이밍 싸움에서 진다. 항상 2S 상황서 타격을 시작한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으니 그럴 수 있다. 1군 선수들 공을 자꾸 보면 눈도 좋아질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했다.
한편, 1-8로 밀리며 거의 질 뻔한 경기를 따라잡았는데 무승부로 끝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두산도 포수가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경기 후반 계속해서 끝내기 찬스를 잡고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고 돌이키며 "사실 과정을 생각하기는 힘들다. 우리가 말 공격이었고, 후반에는 오히려 우리쪽 찬스가 더 많았다. 그러니 결과에서는 아쉽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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