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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90승 투수의 품격, 그에게 필요한 건 딱 77개의 공이었다 [대구 포커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5-11 22:46 | 최종수정 2022-05-11 23:17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SSG의 경기가 열렸다. SSG 선발 노바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23/

[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제구만 안정되면 6이닝은 무조건인데…."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가 열린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를 앞두고 SSG 김원형 감독은 이날 선발인 이반 노바(35)에 대해 걱정의 시선을 드러냈다.

노바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만 90승을 거둔, 커리어로는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투수. 큰 기대를 모았다. 개막 후 잘해주고 있다. 이날 삼성전 전까지 6경기 3승1패를 기록중이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기복이 문제였다. 좋은 날과 안좋은 날의 차이가 명확했다. 4월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무려 9실점을 하기도 했다. 제구가 왔다갔다 해서였다.

김 감독은 "사실 시범경기를 할 때는 걱정을 전혀 안했다. 제구가 매우 안정적이었다.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나이가 있으니 구위를 걱정했었다"고 했다.

그런데 개막 후 실전에서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김 감독은 "오히려 구위가 생갭다 좋다. 그런데 제구가 흔들린다. 제구만 안정되면, 6이닝은 무조건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구위"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자신이 부진하면 나에게 찾아와 죄송하다고 한다. 성격이 워낙 좋다. 잘됐으면 좋겠다"며 노바를 응원했다.

김 감독의 진심이 노바에게 전해진 것일까. 이날 노바에게서 제구 불안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구속 150km의 투심패스트볼이 춤추듯 날아들어오니 삼성 타자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체인지업, 커브의 떨어지는 위치도 매우 좋았다.


6이닝 4안타 4삼진 1실점. 6회 호세 피렐라에게 허용한 솔로포가 옥에 티였지만, 이 것만 빼면 완벽한 투구였다. 6회까지 투구수는 77개 뿐이었다. 제구가 완벽했다는 증거다. 이날만큼만 던져준다면, 앞으로 김 감독이 걱정할 일은 없을 듯 하다.

다만 이날 다잡았던 경기를 연장 승부 끝에 역전패 한 게 SSG에는 아쉬움이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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