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광주 KIA전 6회초 삼진을 당한 푸이그.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4월 20일 인천 SSG전 6회말, 푸이그가 상대 선발 폰트에게 삼진을 당하고 돌아서고 있다.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푸이그가 강병식 타격코치와 타격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는 9일 현재,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1위에 올라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지난 주 5할 타율에 육박하는 맹타로 KIA 타이거즈의 5연승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32)를 더 초라하게 만드는 두 외국인 타자의 맹활약이다.
히어로즈가 계약을 발표할 때부터 푸이그는 가장 주목받은 외국인 타자였다. 최근 몇 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지만, LA 다저스 시절 강력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성적 걱정보다 '악동 푸이그'에 대한 우려가 더 컷다. 그런데 예상과 많이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32경기에 출전해 115타수 24안타, 타율 2할9리-3홈런-11타점-15득점-3도루. 9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중 타격 50위다. 장타율이 0.322이고, 출루율 0.305, OPS 0.627이다. 시즌 초반 상대투수를 압박하는 이름값이 있었지만, 어느새 실종됐다. 붙박이 4번 타자로서 낙제점이다.
최근 10경기를 보면 더 심각하다. 37타수 5안타, 1할3푼5리. 홈런없이 타점은 1개뿐이고, 삼진 12개를 당했다. 중심타선의 핵심타자가 좋은 흐름을 삼켜버리는 블랙홀, 구멍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푸이그에게 지금 상황이 굴욕적일 것이다.
5월 7일 부산 롯데전 9회초 홈런을 때린 삼성 피렐라.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5월 4일 광주 히어로즈전. KIA 소크라테스가 6회말 2사 1,2루에서 역전 2타점 3루타를 치고 나가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4월 13일 NC전에서 안타를 치고 상대 수비 실책이 나오자 3루까지 내달린 푸이그.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경기가 쌓이면 적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반전의 기미가 안 보인다. 걱정했던 태도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가 야구에 집중하는 자세, 성실성 등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빠른 발과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외야 수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 등 분명히 장점이 있다.
그런데 푸이그에게 원했던 역할이 지금같은 것일까. 지난 한 달간 푸이그가 보여준 모습은, 구단이 바라는 강력한 외국인 타자와 거리가 있다.
한 야구 전문가는 "스윙 매카니즘이 KBO리그에서 통하기 어렵다. 상대 투수들이 변화구 등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났는데도 큰 변화가 없다. 부진이 계속된다면 홍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 같다.
푸이그가 바닥을 치는 동안 피렐라는 펄펄 날았다. 9일까지 타율 3할9푼8리(128타수 51안타)-3홈런-20타점-23득점-장타율 0.578-출루율 0.465, OPS 1.043이다. 타격, 안타 1위고, 출루율 2위, 장타율 4위, 타점 공동 9위다. 리그 2년차에 업그레이드된 활약이다.
4월 29일 광주 KIA전. 삼성 피렐라가 8회초 김태군의 외야 희생타 때 3루에서 홈으로 들어왔다. 이원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6일 대전 한화전. 7회초 1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가 1타점 3루타를 터트리는 장면.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소크라테스는 최근 벌떡 일어다. 타율 2할7푼6리(123타수 34안타)-2홈런-17타점-20득점-2도루를 기록중이다. 한때 2군행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부진했는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 주 6경기에서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7타점. 11안타 중 2루타가 4개, 3루타가 2개다. 6번 타순에서 중심타자같은 역할을 했다.
푸이그는 피렐라, 소크라테스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큰 존재감없이 연명하는 수준에 그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