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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4사구 QS+→노디시전' KIA 임기영 "점수 주지 말잔 생각 뿐, 팀 승리면 족해"[광주 히어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5-10 21:48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 임기영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10/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비록 승수는 챙기지 못했지만, 박수 받을 만한 역투였다.

KIA 타이거즈 임기영(29)이 빛나는 역투로 팀의 끝내기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임기영은 1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7이닝 동안 2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96개. 0-0 동점인 8회초 불펜에 마운드를 넘긴 임기영은 '노디시전'에 그쳤고, KIA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 6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임기영은 1회초 조용호, 김민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21타자에게 모두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는 쾌투를 선보였다. 뛰어난 집중력 뿐만 아니라 구위, 완급조절 능력 모두 100%였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임기영은 경기 후 "1회에 많이 불안했는데, 위기를 넘긴 뒤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이닝을 마친 뒤 벤치에서 (박)동원이형, 서재응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숨막히는 투수전이었다. 임기영과 배제성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양팀 벤치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임기영은 배제성과의 대결을 두고 "재밌었다. 상대 투수가 잘 던지니 더 집중하게 되더라.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들었다"며 "내가 점수를 주지 않아야 타선이 득점을 뽑고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던졌다"고 밝혔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부분을 두고는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팀이 마지막 순간에 이겨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팀내 선발 최다승(8승)을 거둔 임기영은 올 시즌에도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지난달 말 1군에 콜업됐다. 부상 여파와 늦은 출발 여파에도 임기영은 복귀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이어 KT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펼치며 KIA 벤치를 웃음짓게 만들고 있다.

임기영은 "프로 입단 후 이렇게 이탈한 게 처음이었다. 한편으로는 '일찍 다친 게 낫다'는 생각도 했다. 천천히 차분하게 준비하려 노력했다"며 "빨리 팀에 복귀해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최근 마운드 분위기를 두고는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임기영은 "항상 길게 던지는 게 목표다. 그동안 작은 실수 하나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실수를 줄이며 집중해서 던지려 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유지하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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