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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 3인방'이 문제가 아니었다, NC에 엄청난 물건이 나타났다 [SC 초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5-05 08:59 | 최종수정 2022-05-05 10:07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루 NC 김시훈이 삼성 이원석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4/

[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NC에 엄청난 물건이 나타났다!

돌아온 '술판 3인방'이 문제가 아니었다. NC 다이노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 투수의 호투가 사실 더욱 주목을 받아야 했다. 그 주인공은 2018년 1차지명 투수 김시훈이다.

NC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치렀다. 이날은 지난해 '원정 술판 파문'으로 총 97경기 징계를 받았던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주축 선수들의 복귀에 모든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적으로 봤을 때는 NC 선발 김시훈이 어떤 투구를 할지가 더 중요한 경기였다. NC는 그동안 '1차지명 잔혹사'를 겪었다. 2012년 박민우 이후 이렇다 할 수확물이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김시훈, 김태경(2020년 1차지명) 등 투수들 육성에 힘을 쏟은 NC다. 두 사람을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후보로 수업을 시켰다.

150km의 빠른 공을 앞세운 김시훈은 개막 후 필승조로 활약했다. 토종 선발진은 송명기-이재학-신민혁으로 채워졌기 때문. 하지만 이재학의 부상과 신민혁의 난조로 김시훈과 김태경에게 기회가 생겼다.

김시훈은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에 갑작스럽게 첫 선발 등판을 했다. 결과는 5이닝 2자책점 승리투수. 갑작스러운 보직 전환에 투구수를 70개 정도로 끊어야 해 이닝 소화가 많지 않았지만, 내용과 결과 모두 훌륭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프로 첫 선발 등판이 아닌 듯 보였다"고 극찬했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선발 등판. 첫 경기가 운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날 경기였다. 투구수는 80~90개 예정이었다. 아무래도 오래 선발 준비를 한 선수가 아니라 70개가 넘어서는 타이밍에 힘이 빠지는 게 확연히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김시훈은 이날 5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7삼진 2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선두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고 내려간 건 아쉬웠지만, 5회까지는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2km. 전체적으로 공에 힘이 넘쳤다. 그리고 결정구인 커브의 위력이 대단했다. 빠른 공을 생각하던 타자들이 낙차 큰 커브에 연신 헛방망이를 돌렸다. 슬라이더, 커브도 있었지만 이날 타자 상대 최종구 22개 중 8개를 커브로 선택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아직 투구수 100개까지 가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보였다. 그리고 선발로서 완급 조절 등 경기 운영 능력도 보완해야 했다. 아직은 힘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른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이 정도 투구만 해도 '대박'이다. 2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지만, 팀이 8회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게 김시훈에게는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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