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피터스→사령관 이학주' 역동성+수비력, 달라진 롯데의 포인트 [SC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03 08:59 | 최종수정 2022-05-03 09:51


피터스의 홈런 세리머니.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05/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팀에 역동성(애슬레틱)이 더해진다면, 내년에는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초반 열풍이 무섭다.

시즌전 '2약'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SSG 랜더스의 뒤를 이어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반즈와 박세웅, 최준용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의 안정, 간판타자 한동희의 각성과 이대호-전준우 등 베테랑들의 여전한 활약이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우리팀 라인업에 역동성이 부족하다. 한국시리즈에 가려면 이 점이 보완돼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야수 포지션 전반이 발이느린 점이 공수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김평호 코치를 영입해 주루 전반을 강화하고자 노력했지만, 기존 선수들이 조금 더 잘 움직이는 것으론 한계가 있었다. 결국 공수에서 운동능력으로 강렬하게 어필하는 선수가 필요했다.

올시즌 내외야에 그런 선수가 한 명씩 더해졌다. 외야의 DJ 피터스와 내야의 이학주다.

피터스의 유니폼 앞섶은 언제나 흙투성이다. 수비와 주루에서 언제든 몸을 던지길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매경기 하이라이트 필름에 가까운 수비를 찍어낸다. 2m2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다니는 수비 범위가 놀랍다. 3루에 레이저빔을 쏘는 어깨 덕분에 주자 억지력도 상당하다. 1일 LG 트윈스전에서도 LG 이상호의 좌중간을 가를듯한 타구를 '슈퍼맨 캐치'로 잡아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 마음이 급해 실책이 나왔지만, 팀이 연승을 달리기 시작하자 사라졌다.


누상에서 가속도를 받아 한베이스 더 가는데는 피터스만한 선수가 없다. 도루도 올시즌 2차례 시도, 모두 성공시켰다. 느림보 롯데 타선에 활력을 주는 존재다.


롯데 이학주의 세리머니.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3/
유격수 이학주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올시즌 이학주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롯데팬들은 1년 내내 마차도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땅볼 타구의 대시 여부에 대한 판단, 그리고 잡자마자 던지는 특유의 스로잉은 눈부시다. 3유간 깊은 타구를 잡은 뒤 노스텝으로 1루에 뿌리는 강한 어깨도 돋보인다.

타격 페이스는 아직 올라오지 않고 있다. 어느덧 107타석을 소화한 피터스는 타율 1할8푼9리에 그치고 있다. 올라올듯 하면서도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

다만 롯데 구단은 180~200타석을 피터스의 적응 기간으로 보고 있다. 홈런(3개)와 타점(13개)에서 한동희에 이어 팀내 2위인 점이 돋보인다. 한동희 전준우 이대호 안치홍까지 팀내 타점 1~5위가 3할 타자인 것을 보면, 찬스에 강한 면모는 분명하다.

76타석을 뛴 이학주 역시 2할2푼7리에 불과하다. 다만 포지션 특성상 피터스보다는 덜 드러나는 편. 시즌초 이학주를 테이블세터로 기용했던 서튼 감독도 보다 마음 편하게 칠 수 있도록 하위 타순으로 조정해주고 있다.

KT 위즈는 지난해 '수비형 외인' 제라드 호잉을 쓰고 우승했다. 호잉은 타율 2할3푼9리 11홈런에 그쳤지만, 넓은 수비범위와 강견을 지닌 우익수이자 저돌적인 주자로서 주어진 역할을 해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팀의 빈틈을 메워주는 수비와 주루,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하다.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도움을 주는 선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는 지난해 KT와는 다르다. 하지만 2위라는 팀 성적이 말해주듯, 피터스와 이학주는 현재까진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보면, 잘 치고 있는 타자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 이들이 올라와주면 롯데로선 더할나위 없을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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