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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최장 침묵→2G 연속 아치' 혈 뚫린 150억 타자, 몰아치기 시동?[광주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19 21:51 | 최종수정 2022-04-20 12:30


1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KIA 나성범이 두산 곽빈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나성범.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19/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몰아치기의 서막일까.

KIA 타이거즈 나성범(33)의 방망이가 또 다시 불을 뿜었다. 나성범은 1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6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중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시즌 2호. 두산 선발 투수 곽 빈이 초구로 선택한 135㎞의 가운데 낮은 코스 슬라이더를 걷어 올렸다. 크게 뜬 타구는 챔피언스필드에서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짜리 솔로포로 연결됐다.

6년 총액 1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의 한방은 올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2일 광주 LG 트윈스전부터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12경기 동안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3년 KBO리그 데뷔 후 나성범이 개막 후 12경기 동안 홈런포를 신고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 팀을 옮기며 달라진 환경, 중심 타자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물꼬가 트인 것은 13경기 만인 17일 창원 NC전이었다. NC 선발 송명기와의 1B 승부에서 들어온 가운데 높은 코스의 시속 136㎞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다. NC 우익수 닉 마티니가 타구를 쫓기 위해 발걸음을 떼었으나, 곧 포기할 정도로 여유롭게 담장을 넘긴 홈런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나성범은 '무관심 세리머니'로 마수걸이포 신고식을 치른 뒤에야 동료들로부터 큰 축하를 받았다.

나성범은 경기 후 "올해는 이적 후 첫 시즌이다 보니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워낙 안 맞다 보니 노림수 없이 공보고 공치기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그간의 부담감을 털어놓은 바 있다. 친정팀 NC를 만나 마수걸이포를 신고하면서 떨친 부담은 두 경기 연속 아치의 결과로 나타났다.

나성범의 한방으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 올린 KIA는 김도영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와 류지혁의 동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나성범은 홍건희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역전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팀의 6대3 승리에 일조했다.

나성범은 "(늦은 홈런을) 의식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NC전에서 첫 홈런이 나오면서 마음이 편해진 감이 있었다. 좋은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침묵을 깬 거포의 잰걸음이 몰아치기라는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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