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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땅 치고 후회하겠네' 38세 방출 투수의 대반전 드라마 [SC 이슈]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4-11 10:20 | 최종수정 2022-04-11 11:07


2022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어기즈의 경기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SSG 노경은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1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입단 테스트까지 봤던 베테랑, 눈물의 반전 스토리.

이 정도면 롯데 자이언츠가 땅을 치고 후회할 듯 하다. 자신들이 버린 선수가 SSG 랜더스의 개막 초반 돌풍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SSG는 개막 8연승을 질주했다. NC 다이노스, KT 위즈와의 첫 5경기에서는 타선과 불펜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었지만 선발진의 힘으로 승수를 쌓았다. 투-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며 이기는 경기를 했다. 그렇게 선수들의 자신감이 차올랐고,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 3연전에서는 상대를 힘으로, 실력으로 완전히 눌렀다. 안그래도 좋은 팀 분위기에 에이스 김광현까지 돌아오자 기세가 하늘을 찌르게 됐다.

8연승 과정 여러 수훈 선수들이 있었지만, 이 선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베테랑 선발 노경은(38)이다. 노경은은 3일 NC와의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고, 10일 KIA전에서도 5이닝 1실점 투구로 8번째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리그 선발 요원중 2승을 거둔 선수는 노경은과 두산 베어스 로버트 스탁, 롯데 찰리 반즈 뿐이다. 세 사람 중 0점대 평균자책점은 노경은밖에 없다.

사실 SSG 전력의 의문 부호는 선발진이었다. 외국인 선수 2명과 김광현 외에 나머지 두 자리를 채우는 과정이 중요했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 두 자리를 어떤 선수들이, 어떻게 채워주느냐에 따라 SSG의 초반 행보가 갈릴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노경은, 오원석, 이태양이 서로 경쟁을 하듯 호투를 했다. 특히, 로테이션상 외국인 투수들과 김광현 사이에서 노경은이 기록해준 2승이 팀 상승 동력의 큰 힘이었다.

노경은은 2012년과 2013년 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영광의 시절도 잠시. 떨어지는 구위에 버티지 못했고, 이후 롯데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노경은은 자존심을 버리고 SSG 입단 테스트 문을 두드렸다. 선발 자원 보강이 필요한 SSG와 서로의 궁합이 맞았던 것.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오디션을 통과한 노경은은 NC전 호투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사실 10일 KIA전은 이반 노바의 등판 차례였지만, 노경은의 투구를 잊지 못한 김원형 감독이 노바의 등판을 12일 LG 트윈스전으로 미루고 다시 기회를 준 것이다. 그리고 노경은이 그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전성기 시절 위력적인 직구는 이제 없지만, 이제 노경은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정확한 제구로 이번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구속이 아예 떨어진 것도 아니다. 비시즌 치열한 준비로 140km 중반대 속구를 뿌리니 변화구의 위력도 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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