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제가 잘 던져 감독님이 머리 아프시지 않을까요. 하하."
이태양은 "팀이 연승중이라, 이 분위기에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집중하고 던졌다. 상대가 KT였기 때문이다.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 새롭게 시작하자고 선수들과 얘기를 했다. (김)광현이형이 KT를 잡아야 우승할 수 있다고 미디어데이에서 얘기해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이 퍼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는 지난해 KT에 2승2무15패의 참혹한 상대 전적을 기록했는데, 올시즌 벌써 2승을 넘어 3승을 따냈다.
이태양은 나오기만 하면 잘 던지는 SSG 선발진의 초반 활약에 대해 "모든 투수들이 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했다. 앞 투수가 잘 던지니, 뒤 투수들에게도 시너지 효과가 난다. 이게 강팀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내가 우리팀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강하다. 방망이, 수비 다 좋다"고 설명했다.
이태양은 엄청나게 잘 던졌지만, 이 한 경기로 당분간 선발 자리를 잃을 수 있다. SSG는 외국인 선수 2명에 노경은-오원석-이태양 선발진을 꾸렸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이 당장 9일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노경은과 오원석이 모두 잘 던졌고, 로테이션 순서상 이태양이 선발에서 빠질 수 있다.
이태양은 이에 대해 "당연히 선발로 던지면 좋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 아니다. 프로 선수가 욕심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발도 하고, 중간도 하는 게 내 개인적으로 강점인 것 같다. 올해 팀 구성을 보면서 어느 위치에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오히려 나같은 선수가 있으면 코칭스태프가 편할 것 같다. 여기 쓰고, 저기 쓰고 하면 되니 말이다. 내가 오늘 잘 던져 감독님 머리가 아플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태양은 마지막으로 "오늘이 딸 지안이가 태어난 지 딱 50일 되는 날이었다. 시합 전에 잘하고 오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잘해서 분유값을 많이 벌어야 한다. 피곤해도 집에 가 아기만 보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