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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색은 안해도 얼마나 떨렸겠나."
고려대를 졸업한 1996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그는 1만633명의 관중이 자리한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쌍방울 레이더스와의 개막전에 1번 타자 중책을 맡았다. 대학 무대 최고의 타자로 꼽히며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나서기도 했던 '타자 김종국'에 대한 기대는 컸다. 쌍방울 선발 투수 김원형(현 SSG 랜더스 감독)을 상대한 김종국은 첫 타석에서 볼넷 출루해 후속 타자 안타 때 선취점으로 연결되는 득점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세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고, 팀은 2대6으로 패했다.
김종국 감독은 "그때 이종범 코치님이 군 복무 중이셔서 운좋게 기회가 왔다. 김원형 감독님이 나보다 긴장을 하셨는지 첫 타석에서 볼넷을 주셨다"며 "선취점은 내가 냈는데 경기는 졌다. 개막전은 졌는데 결국 우승은 했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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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감독은 "나는 대학 시절 대표팀 경험까지 하고 데뷔했는데도 만원 관중 앞에 서니 위축됐던 기억이 난다. (고졸 신인인) 김도영은 얼마나 긴장됐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마음 속으론 긴장했을 것 같은데, 전혀 티를 안 내더라. 표정도 한결 같고 자기 스윙도 할 줄 알더라"고 오히려 대견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수의 공은 아무래도 치기 쉽지 않다. 약점을 잡히면 향후 공략이 쉽지 않으니 앞으로 잘 대비하면 된다"며 "앞으로 팀의 기둥이 될 젊은 선수다. 잘하고자 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한 경기 결과로 기죽을 필요 없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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