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재, 리더십 갖춘 오너家 or 실무형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해 [SC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08 15:38 | 최종수정 2022-02-08 17:14


수장이 바뀌는 KBO. 2022시즌을 앞둔 프로야구가 뜻밖의 숙제에 직면했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프로야구 수장이 1년 만에 또 바뀐다. 오는 3월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야구계가 뜻하지 않은 숙제에 직면했다. KBO 총재 임기는 3년. 하지만 정지택 전 총재는 2021년 1월 취임한 지 1년여만에 사퇴했다. 정 총재는 8일 직접 작성한 퇴임사와 함께 물러났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더 이상 KBO 총재가 '폼 잡는 자리'여서는 안된다. 오너가 인사가 와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일하는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

정지택 총재는 공정성 논란 때문에 입지가 흔들렸다. 두산그룹(부회장) 출신 인사임을 모두가 알았지만, KBO 월급대신 고문료를 두산그룹에서 계속 받아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사회 멤버인 사장단과도 매끄러운 관계는 아니었다.

전임 총재의 임기 내에 순조롭게 배턴 터치가 이뤄졌던 예전과 달리, 이번 사임은 갑작스럽다. 정 총재는 전날(7일)까지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다.

대외적인 사퇴 이유는 건강 문제. 하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을 굳혀왔다는 게 야구계의 전언이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 당시 총재가 부적절한 의사 진행으로 특정 구단의 유불리를 초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쏟아지는 질타 속 총재로서의 무게감도, KBO 수장으로서의 지도력도 희미해졌다.


KBO 정지택 총재. 스포츠조선DB
퇴임사에서 정 총재는 "일부 선수의 일탈과 도쿄올림픽에서의 저조한 실적으로 야구팬들의 실망과 공분을 초래했다. 국민들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선 철저한 반성과 대책이 시급하며, 프로야구 개혁은 새로운 인물이 맡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밝혔다. 더 이상 프로야구에 짐을 지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KBO는 새로운 수장을 뽑아야한다. KBO 규약상 총재가 사임, 해임, 질병, 사고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류대환 사무총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한달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절차상 이사회에서 ¾이상 동의를 받아 후보를 추천하고, 구단주 총회에서 ¾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총재가 된다.

만약 기간내 처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이사회가 따로 직무대행을 선출할 수 있다. 보궐선거 전까지 총재 대행을 맡기게 된다.


코로나 위기 속 야구팬들은 현장보다 야구 '시청'에 익숙해졌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 변종들의 득세 속 야구 관람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 육성 응원도 여전히 불가하다. 소파에 앉은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부르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줄 아는 인사가 필요하다.

이력서에 한줄을 추가하기 위해 야구계에 발을 담그는 낙하산 인사는 필요없다. 현장을 잘 알고. 발로 뛰는 총재가 필요하다. 구단 모기업의 리더십, 또는 CEO형 야구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할일이 태산인 KBO다. 야구 인기를 되살리는 데 있어 리그 사무국의 역할은 막중하다. 총재가 조율해야할 사안은 차고 넘친다. 10개구단 제각각인 마음을 하나로 뭉칠 필요가 있다. 통합마케팅과 프로야구 산업화는 이제 막 발을 뗐다.

이사회 멤버인 사장단도 이같은 야구계 바람을 잘 알고 있다. 정치인이나 외부 인사보다는 오너가와 구단 관계자 중 적임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