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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프로야구 수장이 1년 만에 또 바뀐다. 오는 3월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야구계가 뜻하지 않은 숙제에 직면했다. KBO 총재 임기는 3년. 하지만 정지택 전 총재는 2021년 1월 취임한 지 1년여만에 사퇴했다. 정 총재는 8일 직접 작성한 퇴임사와 함께 물러났다.
전임 총재의 임기 내에 순조롭게 배턴 터치가 이뤄졌던 예전과 달리, 이번 사임은 갑작스럽다. 정 총재는 전날(7일)까지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다.
대외적인 사퇴 이유는 건강 문제. 하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을 굳혀왔다는 게 야구계의 전언이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 당시 총재가 부적절한 의사 진행으로 특정 구단의 유불리를 초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쏟아지는 질타 속 총재로서의 무게감도, KBO 수장으로서의 지도력도 희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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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O는 새로운 수장을 뽑아야한다. KBO 규약상 총재가 사임, 해임, 질병, 사고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류대환 사무총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한달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절차상 이사회에서 ¾이상 동의를 받아 후보를 추천하고, 구단주 총회에서 ¾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총재가 된다.
만약 기간내 처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이사회가 따로 직무대행을 선출할 수 있다. 보궐선거 전까지 총재 대행을 맡기게 된다.
코로나 위기 속 야구팬들은 현장보다 야구 '시청'에 익숙해졌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 변종들의 득세 속 야구 관람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 육성 응원도 여전히 불가하다. 소파에 앉은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부르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줄 아는 인사가 필요하다.
이력서에 한줄을 추가하기 위해 야구계에 발을 담그는 낙하산 인사는 필요없다. 현장을 잘 알고. 발로 뛰는 총재가 필요하다. 구단 모기업의 리더십, 또는 CEO형 야구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할일이 태산인 KBO다. 야구 인기를 되살리는 데 있어 리그 사무국의 역할은 막중하다. 총재가 조율해야할 사안은 차고 넘친다. 10개구단 제각각인 마음을 하나로 뭉칠 필요가 있다. 통합마케팅과 프로야구 산업화는 이제 막 발을 뗐다.
이사회 멤버인 사장단도 이같은 야구계 바람을 잘 알고 있다. 정치인이나 외부 인사보다는 오너가와 구단 관계자 중 적임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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