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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외국인 투수 2명을 시즌 초반부터 4일 휴식 턴으로 기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설명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의 표정은 평온했다. 특별한 부연 설명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가 초반부터 초강수를 뒀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첫번째 이유일 수 있다. 브룩스는 지난해 이미 검증을 끝낸 투수다.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기대만큼의 승수를 쌓지는 못했어도 등판 내용이나 투구가 리그 톱 클래스 투수였다. 때문에 KIA도 재빨리 재계약을 마쳤다. 멩덴의 경우 KBO리그에서는 첫 선을 보이지만, 미국에서부터 보여준 가능성이 높았던 투수다. 타 팀에서도 멩덴에 대한 평가를 굉장히 높게 하고 있고, 올 시즌이 기대되는 '신규' 외국인 투수 가운데 1,2위를 다툴 정도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이 멩덴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수치 파악이 완료된 상태다.
반대로 풀이하면, 국내 선발 투수들에 대한 신뢰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구체적인 국내 선발진 구성을 못 박지 않았다. 개막 이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막 첫 일주일 등판 스케줄에서는 이민우가 아닌 김현수가 깜짝 선발로 낙점됐고, 임기영과 더불어 신인 이의리가 경쟁을 뚫고 먼저 기회를 잡았다. 이민우와 장현식은 롱릴리프로 출발하는 대신 상황에 따라 선발 등판도 할 수 있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KIA는 확실한 국내 선발 요원에 대한 물음표를 계속 안고 있었다. 이의리와 김현수는 경험이 부족하고, 풀타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민우와 임기영, 장현식도 기복이 우려된다. 윌리엄스 감독이 걱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투수들에 대해 '4일 턴'이라는 초강수를 둘 정도로 초반부터 강하게 나간다는 사실은 국내 투수들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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